“우리는 거짓말 속에 살고 있어. “거짓말을 하지 않는 대신 무언가를 알리지 않기 위해 침묵할 테니까.” “효과적인 암시란 그런 것입니다. 그 자체로는 별로 가치가 없는 사실, 그렇디만 진실이기 때문에 반박되지 않는 사실을 넌지시 말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거짓말을 잘하는 에코 선생님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엉터리를 들고 오셨다. 작정하고 “엉터리 저널”을 완성하기 위해서 만물박사 움베르토 에코는 시작부터 셜록홈즈를 들고오시더니 마무리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끝맺음하였다.(역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최고의 초월번역으로 완성된 명대사라니까) 시간을 조금만 거슬러 무솔리니 시대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무솔리니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가정을 합시다. 교황과 아르헨티로 운반 된 보물의 이야기를 그..
아즈마 키요히코의 요츠바랑!이 어느 덧 14권까지 오게 되었다. 10년이 훌쩍 넘는 연재기간 동안 겨우 14권이 아니라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변함 없는 모습으로 다가와서 요츠바의 이야기를 읽고 즐거움에 빠져 들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울 정도다. 일상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잔잔하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보내고 일상의 이야기만큼이나 디테일하게 그려진 배경과 연출에 탄사를 보내게 된다. 요츠바의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지만 요츠바가 살고 있는 세상이 완벽하게 지면 위에서 펼쳐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행복한 느낌을 채울 수 있게 된다.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치기 쉬운 곳까지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게 되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공기를 만들어 내었다. 세대와 ..
첫장을 펼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시간이 멈추는 것 같은 느낌으로 잠시동안의 여운과 함께 속공을 전개하듯 숨가쁘게 펼쳐지는 플레이를 보면서 열광하게 된다. 한장의 낭비도 없이 단행본 전체가 충실하고 페이지 가득 채워진 그림들이 보는 이들로 풍성하다 못해 흘러넘칠 정도로 소라의 날개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한권을 읽어도 그 이상을 읽은 듯한 만족감으로 가득하다. 작품에 찬사를 보내는 것은 물론 작가에게도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렇게까지 정성이 가득한 작품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 정말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을 정도다. 39권부터 본격적으로 수많은 시간과 공간이 교차되기 시작한다. 과거의 이야기들이 삽입되어 등장인물들의 서사의 풍부함을 더해주는 것과 함께..
누군가는 과학이 발달하면서 세상이 좁아졌다고 이야기한다. 이론적으로한계가 있는 영역이 배제되기 시작하고 물리적인 경계선을 그어버리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규정지어버렸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세상을 마지막까지예측해버렸다. 그리고 과학의 존재는 사람들을 보다 냉정하게 만들고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서게 만들었다고한다. 합리적인 사고가 강조되고 비이성적인 사고가 푸대접을 받기 시작하면서 소위 엉터리를 완성하는 허풍선이의낭만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과학은 세상을 더욱 넓혀주었고 풍요롭게 만들었다. 세상이얼마나 넓고 넓은지를 알게 해 주었고 아무리 멀리 나아가도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다. 경계선이있다고는 하지만 절대로 닿을 수 없는 세상의 저편으로 안내할 수 있는 매력을 심어주었고, 여전..
놀랍다! 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호시노 유키노부가 2001 밤이야기의 첫번째 에피소드가 왜 나올수 밖에 없었는지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상상하는 것이 현실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리고 그것이 고스란히 감동으로 전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알게 해준 영화이기도 하다. 가본적이 없는 우주, 상상만으로 그려오고 마냥 동경할 수 밖에 없는우주, 어린 시절부터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꿈꿔왔던 우주가 펼쳐진다. 얼마나많은 이들에게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던 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우주에서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느긋하게 흐르는 사색적인 서사의 흐름은 음악과 함께 조용히 작품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인류의 진화와 종말에 관..
아서 클라크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SF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 그리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명확하게 보여주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무한의 우주만큼 넓은 매력을 작품 속에 담아내었기 때문이다. 인류를 향한 위대한 도전이자. 영원히 울려퍼질 수 밖에 없는 반복되는서사시가 작품 곳곳에서 펼쳐진다. 미지의 세계와의 조우라는 테마는 SF의 단골손님이다. 죽음으로 가득 찬 암흑의 우주공간에 인류의 꿈과 희망을 채워 넣는 건 SF의뿌리다. 같은 이야기, 같은 주제를 반복하면서도 언제나 새롭게다가오고 색다른 감동을 느끼게 된다. 무한의 우주 속에서 미처 찾지 못한 보석을 발견하듯 아직도 우리들이찾아내지 못한 SF의 매력은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백치에 등장하는 나스따쉬아라는 여성캐릭터를 묘사함에 있어서 도스토예프스키는 단 한줄로 설명한다. "저런 미모라면 이 세상을 전복시킬 수 있어!" 외모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나 언급도 없이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폭발시켜 버린다. 얼마나 미인일까? 얼마나 매력적일까? 라는 궁금증을 순식간에 뛰어넘어 버린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 버릴까? 라는 호기심은 단순히 인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넓히고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그리고 미쉬낀이라는 남성캐릭터를 이야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19세기의 예수” 세상의 어떤 색깔에도 물들지 않는 순수한 청년의 숭고함으로 독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한다. 세상을 전복시키는 미모를 가진 여성과 세상의 어..
언제나 느끼지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폭풍이 몰아친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불쑥 등장해서는 쉴새 없이 떠들어 댄다. 롤리타의 작가 나보코프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언제나 술집에서 싸움판이 벌어지는 것 같다라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 때로는 횡설수설하면서 읽고 있는 독자들도 횡설수설하게 만들어 버리곤 하지만 어느 사이엔가 도스토예프스키가 떠드는 장광설에 함께 참여하게 된다. 악령은 특히 더 난잡하다. 프롤로그를 읽을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파국으로 달려나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 스따브로긴의 등장 전까지만 해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서사에 앞으로 벌어질 사건들이 충격적이더라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정신이 없을 정도로 여기저기서 몰아치기 시작한다. 도스토..
문뜩 생각나서 다시 한번 첫 장을 넘기며 장미의 이름이라는 책장을 펼쳤지만 좀처럼 책장을 닫힐 줄을 모른다.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움베르토 에코는 정말 작정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소설로 변환시킬까에 대해 고민하면서 완성했구나!”라고 스스로 감탄하게 된다. 지금도 여전히 장미의 이름을 읽으면서 수많은 물음표와 마주하게 된다. 나는 이렇게 똑똑한 사람입니다!라고 대놓고 자랑하는 작가의 지식의 홍수 속에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독자들을 압살시키지만 그만큼의 즐거움이 함께하기 때문에 기꺼이 익사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 어떤 작품보다 힘들지만 정복하고 싶은 도전 의식이 함께한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도 재미를 잃지 않는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
©Kaiyu Shirai/Posuka Demizu/SHUEISHA/학산문화사 절망의 틈 사이로 비친 실낱 같은 희망을 잡고 기적적으로 탈출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절망으로 채워져 있었다. 약속의 네버랜드는 8권에 접어들면서도 여전히 팽팽한 긴장의 끈을 유지하고 있었다. 작품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상태인데도 극한의 피로감을 계속해서 가중시키고 있었다. 얼마나 더 주인공을 몰아붙이고 싶은 것일까? 얼마나 더 독자들을 몰아붙이고 싶은 것일까? 처음부터 수많은 수수께끼를 지니고 출발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수수께끼들이 쏟아지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더 흥미롭게 만든다. 귀여운 아이들이 가장 잔혹한 세상을 돌파해 나가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진 소재이지만 한층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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