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백치에 등장하는 나스따쉬아라는 여성캐릭터를 묘사함에 있어서 도스토예프스키는 단 한줄로 설명한다.

 

"저런 미모라면 이 세상을 전복시킬 수 있어!"

 

외모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나 언급도 없이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폭발시켜 버린다. 얼마나 미인일까? 얼마나 매력적일까? 라는 궁금증을 순식간에 뛰어넘어 버린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 버릴까? 라는 호기심은 단순히 인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넓히고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그리고 미쉬낀이라는 남성캐릭터를 이야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19세기의 예수

 

세상의 어떤 색깔에도 물들지 않는 순수한 청년의 숭고함으로 독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한다. 세상을 전복시키는 미모를 가진 여성과 세상의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백치(바보가 아니라 너무나 선량하기 때문에)를 중심으로 도스토예프스키는 각각의 인물들에 대비되는 캐릭터와 파생되는 캐릭터를 배치하고 다시 한번 장황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끝없이 쏟아지는 대화 속에서 철학과 이념을 쏟아 붇기 시작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은 미쉬낀과 나스따쉬아가 만들어가는 드라마에 집중하게 된다. 숭고할 정도로 아름다운 영혼의 이야기에 감동받고 불쌍한 여자라는 한마디에 전율을 일으키게 된다. 결국 진정한 백치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결말은 씁쓸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게 된다.

 

다시 한번 처음으로 돌아가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꼽씹어 보고 미쉬낀의 정신과 이상향에 함께 따라가게 된다. 그 어떤 작품보다 순수하게 순백색의 미쉬낀의 이야기를 조용히 지켜보게 된다. 마지막까지 도스토예프스키가 만들어낸 미쉬낀의 숭고함에 감탄하게 된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창조해낸 미쉬낀과 나스따쉬아라는 캐릭터는 마치 작가가 독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로 느껴질 정도다. 이렇게나 멋진 영혼의 울림을 남겨 줄 수 있는 캐릭터는 소설을 읽으면서 좀처럼 만나r 힘들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