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뮤직클립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아이돌 에이스는 전형적인 아다치 미츠루의 감성이 넘치는 작품이다. 동시 기획되어 부정기 연재를 통해 단행본으로 발행되었던 만화 아이돌 에이스(아이돌 A)가 현역 여고생+인기 아이돌+고시엔의 에이스라는 비현실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인해 아다치 미츠루의 현실감을 느끼기 힘들었던 반면 애니메이션 아이돌 에이스는 일상의 풍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거리 곳곳의 풍경들이 함께 하면서 아다치 특유의 말없이 전해오는 이심전심의 마법과 함께 그의 작품의 전매 특허와도 같은 세밀한 배경 묘사의 묘미를 살려내었다. 조용히 흐르는 음악과 함께 주인공 아즈사가 거리 곳곳을 돌아다닌다. 말없이 보는 것만으로도 아다치 미츠루의 감성이 전해온다. 아이돌도 아니고 고고야구의 괴물 투수도 아닌 평범..
“필살기”가 매력적이 이유는 알고도 막을 수 없는 궁극의 오의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 시킨 수련의 결정체이며 가장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필살기가 통하지 않는다면 ‘패배’라는 그림자가 지배해 버리고 만다. 그만큼 신뢰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 “필살기”다. “야구”는 아다치 미츠루의 “필살기”다. 아다치의 야구만화는 믿고 볼 수 밖에 없고, 아다치 역시 세상에서 가장 묵직한 야구를 펼쳐낸다. 누군가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연애물’이라고 한다. 천만에! 그건 아다치의 만화를 이해하지 못한거다. 야구라는 스포츠를 이해하지 못한거다. 아다치의 야구만화에서는 투수가 마운드 위에 서있는 모습만으로도 마운드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누구보다 고독할 수 밖..
“변화구를 던져서는 안돼!”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을 평가하면서 매번 이 같은 이야기가 언급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21세기에도 여전히 아다치의 마법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었고 미소라의 미지근한 반응과 크로스게임의 히트를 생각한다면 직구는 필연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특히 최근 “Q and A”를 통해 아다치가 어떤 작품을 그려야하는지, 그리고 독자들이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미 정해져 버린 것 같다. 아다치 미츠루가 “믹스(MIX)”라는 작품을 들고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결국 터치와 H2같은 직구에 비해 미소라 같은 변화구의 성적이 좋지 않았고 독자들 역시 터치와 H2같은 직구를 요구하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물론 주..
현재와 같은 로맨틱 코메디 또는 러브 코메디 장르가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마츠모토 이즈미의 ‘오렌지 로드’(집영사의 주간소년점프 1984년 15호부터 1987년 42호까지 연재-1986년 15호부터 87년 11호까지 휴재가 있었음), 타카하시 루미코의 ‘메존일각(도레미 하우스: 소학관의 청년지 빅코믹 스피리츠 1980년 창간호부터 1987년 19호까지 연재)’의 대히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소년지와 청년지에서 각각 성공을 거두면서 수많은 미디어로 재생산되고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 받으면서 수많은 만화팬들에게 화자되는 명작으로 기억되는 작품을 넘어서 이후 만화계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강담사의 소년매거진에서 연재한 아카마츠 켄의 러브히나(러브 인 러브)를 비롯하여 수많은 메..
©ADACHI Mitsuru/SHOGAKUKAN/대원씨아이 미유키와 터치의 연재 시작부터 H2의 연재가 종료 될 때까지 1980~200년대 사이를 흔히 아다치 미츠루의 전성기라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 것은 물론이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호평 속에 많은 인기와 함께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게 되죠. 작가자신도 다시는 그려내기 힘들거라는 주옥 같은 명작들을 쏟아내었고, 아다치 미츠루의 팬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만화인들 역시 그 시절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명작이라고 할 정도로 아다치 미츠루에 대한 신뢰가 절정을 이루던 시기였죠. 그런데 유독 ‘슬로 스텝’만큼은 평가가 조금은 부정적입니다. 아다치 미츠루의 매너리즘의 폐혜를 단적으로 드러낸 탓도 있지만 당시 초등학교 여학생이 주독자층이였던..
(C)ADACHI Mitsuru/SHOGAKUKAN/대원씨아이 아다치 미츠루의 야구만화에는 힘이 실려 있습니다. 마운드의 고독, 4번타자의 중압감 등 그라운드 위에 "야구"라는 이미지가 가득 채워져 있다고 느껴집니다. 미트의 정중앙으로 빨려들어가는 묵직한 직구는 왜 아다치의 야구만화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다치의 야구만화에는 특별히 만화적 상상력으로 채운 초인적인 필살 마구도 없고 과장 된 연출도 없지만 힘있고 박진감 긴장감이 넘치는 생생한 야구 만화로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다치 만이 아니라 다른 작가의 스포츠 만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농구만화는 코트 위가 "농구"로 채워지고 모리카와 죠지의 권투만화에는 '권투'라는 느낌이 링위를 가득 메우고 ..
(C)ADACHI Mitsuru/SHOGAKUKAN/대원씨아이 아다치의 매너리즘에 무리한 진행과 연출, 중심 없는 구조가 더해지면서 낮은 평가를 작품입니다. 일반적인 평가 뿐만 아니라 작품내 인기 순위, 실제 판매량 등 모든 면에서 아다치 미츠루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것 치고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작품에 대한 평가를 달리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분명 비판받을 요소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지만 아다치의 마법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탁월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유머감각, 패러디와 까메오, 복선과 암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의미를 전해주고 웃음을 전해주는 아다치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분명 작품을 읽는 순간만큼은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였습니다. ..
©ADACHI Mitsuru/SHOGAKUKAN/대원씨아이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유년 시절의 그리움, 추억과 향수… 이제는 사회 속에서 저마다의 추억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7명의 어른들이 들려주는 유년 시절의 추억을 그린 아다치 미츠루의 단편집 ‘모험소년’은 되돌아갈 수 없었던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일상의 삶 속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지금의 후회가 크면 클수록 다시 한번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램은 강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같은 마음은 누구나 한번 쯤은 강하게 갈망했을 것이다. 작가는 이 같은 바램을 실현시켜 주고 있다. 때로는 만화적 상상력으로, 때로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되 돌릴 수 없는 추억의 어긋난 톱니바퀴를 돌려준다. 다시 한번 그 시절로 돌아가서 후회하..
변함없이 늘 한결같이…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바로 언제나 같은 이미지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말없이 전해오는 표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스며드는 감정의 곡선들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독자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며 마음을 적셔주고 있다. 질리는 법 없이 말이다. 동시에 아다치 미츠루는 만화적 특성을 살린 까메오, 그리고 복선과 암시를 통해서 웃음을 주고 있다. 특히 스토리 전개상의 예측을 가능하게 만드는 복선은 작가 특유의 잔잔하고 위트 가득한 웃음의 연출로 재미를 던져주고 있다. 이 같은 아다치의 미덕은 어떤 소재를 하더라도 변함없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소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고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진베”에서도 말이다. ‘피가 섞이지 않은 아버지와 딸의 관계..
변화구를 던져서는 안 돼! 아다치 미츠루의 대표작 '터치'에서 타츠야는 오직 직구 하나로만 승부합니다. 아무리 강력한 직구를 가지고 있어도 직구 하나로는 얻어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변화구 한 두개 정도는 섞어 위력을 배가 시키지 않으면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프로야구가 목표가 아닌 '카츠야'를 목표로 미나미를 갑자원에 '터치'시키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원작자 아다치 미츠루 역시 직구로만 승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30년이 넘는 작가 인생 동안 변화구도 몇번씩 던졌습니다만 결국 직구를 던지게 됩니다. H2 종료 이후 미소라의 시원찮은 반응, 가츠의 다소 부족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아다치 미츠루는 크로스 게임이라는 직구를 들고 다시 한번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됩니다.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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