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 랜드의 작품은 언제나 명쾌하다. 주제가 확실하며 그 주제를 소설 속에서 표현함에 있어서 매우 정직한 직구로 승부해오기 때문이다. 그녀의 철학을 담고 그녀의 사상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자유롭게 풀어낸다. 처음부터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밀어붙인다. 설령 그녀의 주장에 헛점이 있어도 그것을 지적한 틈조차 주지 않고 쉴새 없이 밀어붙인다. ‘형제들의 궁전’ 역시 마찬가지로 그녀가 평생에 걸쳐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개인’의 가치를 높인 객관주의 철학을 ‘우리’라는 이름으로 탄압받고 억압받는 극단적인 평등주의와 대립시켜 그녀의 주장을 짧지만 강하게 펼쳐나가고 있다. 극적인 반전도 없다. 치밀한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경이로움도 없다. 정교하게 짜여진 플롯이 이러 저리 조립되면서 만들어..
-맞아요. 나는 위대한 사상 같은 건 좋아하지 않아요. 나는 평범한, 작은 사람을 사랑하니까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전쟁의 상처를 지니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기만 한다. 그리고 문학적인 수사법을 사용하여 묘사하며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여타의 다큐멘터리처럼 기록의 역사를 인터뷰하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이 아니라 철저하게 주관적이고 감정적으로… 책 속에서 흐르는 문장들은 서정적이다. 가슴 속 깊이 감추어져 있던 것들이 오랜 시간 동안 억눌러져 있다 순간적으로 폭발하듯 감정들이 해일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그녀들이 겪어야 했던 사실들이 그녀들이 느껴야 했던 감정의 물결들은 읽는 이들의 가슴을 묵직하게 강타한다...
“프리저편은 최고였다니까요!” 연재 당시 독자들의 반응은 물론 이미 연재가 끝난 지금도 드래곤볼의 최절정은 ‘프리저편’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드래곤볼을 평가함에 있어서, 절대적인 재미의 추구에 있어서, 이전에도 이후에도 절대로 도달할 수가 없을 정도로… 한 주 한 주 연재 분이 공개될 때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제성도 엄청났지만, ‘초사이어인으로 변신한 손오공’이라는 드래곤볼을 넘어 만화 역사상 가장 극적인 전개는 이전에도 그렇고 이후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재미를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베지터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초사이어인에 대한 복선을 충분히 배치시켰을 뿐만 아니라 프리저의 입을 통해서도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전개를 독자들에게 충분히 인식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손오공이 초사이어..
이 작품을 그리면서 작가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였을 때 작가는 ‘책장에 꽂아놓고 싶은 만화’를 그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지금 와서 생각한다면 작가는 너무나 겸손하다 못해 웬지 지나친 겸손함으로 인해 삐딱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완성해 나가면서 겨우 책장에 꽂아두고 싶은 만화로 만족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니 말이다. 책장에 꽂아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작품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다. 혹시 이 작품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고 이 작품이 왜 훌륭한지 설명하고 설득시키고 싶다. 혹시라도 이 작품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면 어떻게 해서는 키보드 배틀을 벌이면서 이 작품의 가치를 재평가하도록 만들고 싶을지도 모른다. 내게 있어서 ‘소라의 하늘’이라는 작품..
토리야마 아키라가 대단한 점은 억지적인 설정이나 작위적인 연출도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는 것이다. 설령 순간적인 오류가 발생하게 되더라도 대충 설명하고 넘어가면 그걸로 독자들은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심지어 작가가 스스로 ‘실수했다!’라고 이야기해도 너그럽게 용서할 수 있을 정도로 토리야마 아키라의 작품 속에서는 무엇이든지 가능하고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펼쳐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은하패트롤 쟈코’는 처음부터 ‘토리야마 월드- 드래곤볼’에 많은 빚을 지고 출발하게 된다. ‘드래곤볼의 프리퀄’이라는 설정을 부여함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드래곤볼로 이어지는 토리야마 월드를 완성할 수 있었고, 오직 그것만으로도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기 때..
카츠라 마사카즈와 토리야마 아키라의 만남을 통해 탄생 된 ‘카츠라아키라’는 팬들이 기대하던 콜라보레이션이 이루어졌기에 즐거움을 두 배가 되었을지도 모르나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번득이는 센스와 유쾌함이 함께하는 재기발랄함이 카츠라 마사카츠의 미려한 그림체를 통해 전해오는 묘한 이질감을 기대한 사람이 과연 나 혼자 뿐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스토리와 카츠라 마사카즈의 작화를 통해 팬들이 정말로 기대하였던 것은 토리야마 특유의 순간적인 기지가 발휘되면서 펼쳐지는 유머러스함이 카츠라 마사카즈의 실사에 가까운 미형의 그림체로 전달되는 시각적 즐거움이 배가되면서 전해오는 것이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카츠라아키라’는 토리야마 아키라에게 양보한 카츠라 ..
한방으로 끝낸다! 어떠한 악당이 등장하더라도… 아무리 강력한 악당이 등장하더라도… 그리고 클리세와 상식, 패러다임까지도 한방에 부숴버린다. 가장 단순한 펀치 하나로 그 어떤 일격필살을 능가하는 강력함을 보여준 원펀맨의 펀치는 만화 속에서 악당을 물리치는 통쾌함이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원펀맨의 펀치는 기존의 소년만화의 틀을 어딘가 먼 곳으로 날려버리기 때문에 느껴지는 통쾌함이기도 하다. 강력한 적과 만나게 되면서 고전하는 주인공, 패배를 밑거름 삼아 한층 더 성숙해지고 성장해 가는 주인공, 혼자가 아니라 동료들과의 신뢰관계를 통해 함께 성장하며 기술적 성장만이 아닌 정신적 성장을 통해 사회집단 속에서도 믿고 의지가 될 수 있는 주인공 등… 기존의 소년만화에서 보아오던 정통적인 히어로의 모습을 통쾌하게 날려..
‘어둠’과 ‘밤’의 차이를 내게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둠’은 두려움이 느껴져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공간을 채울 수 있는 것은 무서움뿐이거든요. 하지만 ‘밤’은 달라요. 두려움이 아니라 ‘꿈’이 느껴져요. 아니 꿈만이 아니라 ‘사랑’도 ‘희망’도 있어요. 왜냐구요! 밤은 하늘에 수많은 별들이 있잖아요!” 아이작 아시모프가 ‘밤’에 ‘낭만’을 담았다. ‘어둠’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낼 수 있는 별들의 모습을 극적으로 배치시켜 극적인 밤의 이야기를 완성시켰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만들어 내는 우주의 법칙은 ‘이 얼마나 넓고도 멋진 우주인가!’라는 감탄사를 낼 수 있는 낭만으로 치환될 수 있었다. 과학적 상상력의 가치가 무엇인지 가르쳐 준다. 그럴듯한 이론을 바탕으로 독자들을..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작품.감당할 수 없는 작품.그럼에도… 토마스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를 결국 읽지 못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읽기는 읽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작품을 읽는 내내 쏟아지는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결국 익사하고 만 것이다. 소리보다 빠르게 날아오는 로켓 폭격을 맞은 느낌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1초당 340미터를 달리는 소리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로켓에 크게 한방 얻어맞고 난 이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되는 것처럼 책을 읽으면서도 꼭 한발 늦게 깨닫고 앞장을 펼치게 되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 되곤한다. 챕터 하나를 읽어나가는 것도 벅찬데-인터넷이 없었다면 작품 속에 등장한 수많은 미디어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것을 불가능 했..
타카하시 루미코는 단편에서 언제나 가정의 모습을 담는다. 그녀의 주력 작품들이 보여주었던 좌충우돌 정신없이 펼쳐지는 개그의 향연 대신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독자들의 가슴을 파고든다. 일상의 소소한 웃음 포인트를 찾아내고 살며시 미소 짓게 만들며, 삶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도록 가정을 무대로 우리들의 삶의 모습들을 담아 따스한 감성으로 잔잔한 여운을 전해준다. ‘P의 비극’, ‘전무의 개’, ‘붉은 꽃다발’로 이어지는 3권의 단편 모음집을 통해 전해주었던 감동은 다시 한번 ‘운명의 새’로 이어지게 된다. 한층 더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시선과 보다 따스해진 감성, 그리고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웃음 속에 뼈있는 이야기들을 일상 속에 녹여 내었다.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울고 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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