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이야, 역겨운 난장판이야! 이런 난장판은 평생 구경하지 못할거야. -네이키드 런치 본문 中- 윌리엄 S.버로스의 ‘네이키드 런치’를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표현하자면 위와 같은 문장으로 요약하고 싶다. 혼란과 혼돈을 뛰어넘는 난장판으로 구성되어 마치 마약 복용후의 환각 상태에서 영원히 헤어나오지 못하는 망상 속에 빠져버린 것만 같다. 알 수 없는 문장들, 이해 불가능한 단어들,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닌 계속해서 끊어지는 전개와 단속성은 작품에 대한 자꾸 작품에 대한 맥락을 놓치게 된다. 집중력을 유지하고 싶어도 자꾸만 흩어지게 만들어 버리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한다. 미술에서 말하는 ‘콜라주’처럼 자르고 붙인 서술형식은 작품에 대한 어지러움을 더욱 가중시킨다. 다양한 형태로 찢어지거나 잘라진 조..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 글자’는 모순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야기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주홍 글자 “A”는 간음을 뜻하는 ‘Adultery’이기도 하지만 죄악의 상징이 아니라 선행의 상징인 ‘Angel’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물론 이 작품에서 “A”가 상징하는 것들은 이 외에도 많다. 특히 호손이 만들어낸 상징 문학의 묘미가 살아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홍 글자에서 보여준 다양한 상징들은 대립적인 의미, 중의적인 의미 등 해석에 따라 한가지로만 대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모순 관계에 대입시켜 “A”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부족하지만 이 작품이 호손이 추구하던 모순 문학의 의미로 한정시켰을 때에 A의 의미는 Angel에 가깝지 않을까?) 죄(간음)의 직접적인 결과로 태어난 아기는 죄악의 그림자..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내 인생의 일들 전부가 엽서의 농담과 더불어 생겨났던 것인데? 다만 농담을 한 것뿐일걸요. 쿤데라가 ‘농담’에서 담아낸 것들은 무겁다. 체코의 현대사가 겪어왔던 시대의 그림자가 있으며 작가의 자전적인 체험이 녹아 들면서 현실을 바탕으로 반영 된 거울 같은 시대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가볍게 시작 된 농담이 어느 새 삶의 무거움으로 바뀌어 버리며 농담에 담겨 있는 의미와 그로 인해 파생되어 버린 삶의 궤적은 나비효과처럼 크게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특히 당시의 사회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단순히 웃을 수 만은 없는 진실이 내재되어 있기에 ‘농담’의 이야기는 가벼우면서도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이야기가 되었다. 이데올로기의 충돌이 빚어낸 결..
나는 느낀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밀란 쿤데라는 존재의 의미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아니라 본능적이고 감성적인 사고를 통해 찾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불멸’을 읽는 동안 끊임없이 느껴지는 감정들은 마치 서서히 연주되는 음악처럼 느리지만 깊숙하게 머리를 거치지 않고 가슴으로 조용히 자리잡게 된다. 사고의 풍부함을 강요하지 않음에도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만든다. 논리적으로 흐르는 생각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인물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작가로부터 전해오는 사색에 빠져들게 된다. 조용히 먼 곳을 바라보듯 작품을 읽는 내내 작품의 세상을 바라보며 어느 사이엔가 모르게 쿤데라가 만들어내는 느낌표들로 머리 속이 가득 채워지게 된다. 소설에서 본질적인 건 오직 소설로만 말할 수 있기에, 어떤 형태로 개작하건..
마법소녀가 되면 말이야 죽을 때까지 마녀와 싸우든가 마녀에 의해 죽게 되던가 자신이 마녀가 되는 것(그리고 다른 마법소녀에 의해 죽는 것) 뿐이야. 다른 선택사항은 없어. 마법소녀물의 한계를 뛰어넘어 모든 클리셰를 부셔버리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충격적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단 한줌의 희망도 없는 절망의 끝에서 괴로워하고 있을 틈 조차 없다. 쉴 사이 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이야기의 흐름에 밀려나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달려나가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한 눈 팔 틈도 없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수수께끼와 계속해서 커져만 가는 의혹들, 그리고 궁금증들 앞에서 호기심은 점점 커져가고 어느 새 작품 속으로 조금씩 빠져들어간다. 마치 시간이 흐르면서 증폭기를 거친 것처럼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
“대재앙 이후의 세계”라는 소재가 더 이상 독자들에게 독특하게 받아들여지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이미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단골 메뉴가 되어 버린 소재이기도 하지만 미디어의 홍수와 끊임없는 소재 싸움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가 펼쳐졌다.’라고 평가 될 정도로 소재나 주제만으로는 더 이상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대재앙’이라는 소재는 계속해서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새로운 형태로 다가오게 된다. 어디서 본듯한 데자뷰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여전히 독자들을 매료시킬 수 밖에 없는 강력한 끌림을 지닌 이야기, 여전히 의문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해답을 알 수 없는 미지의 수수께끼 가득한 궁금증투성이로 채워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희망’이든 ‘절망’이든 우리들에게 있..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화풍은 누구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환상적이다. 동양화가 일본의 만화적 양식과 만나면서 탄생된 듯한 독특한 작화스타일은 모로호시 다이스케의 작화 실력의 대단함을 증명시켰주었고 동시에 모로호시 다이지로만의 독특하고 신선함 작품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작품이 주는 매력은 그림의 매력 이상으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매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전설과 신화, 그리고 공포, 환상 등 기이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같은 소재,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더욱 기이하고 보다 재미있게 들려주는지를 잘 아는 이야기꾼 같다. ‘서유기’를 모티브로 연재한 ‘서유요원전’이 기대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너무나 유명한 ‘손오공’의 이야기는 수많은 작가..
1626년 명나라 자금성, 1908년 퉁구스카 대폭발,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바티칸의 엑소시스트, 그리고 손오공…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주술적 신비로움은 손오공 또는 제천대성이라는 소재를 만나면서 한층 더 압도적인 이미지를 구현해내었다. 현실의 무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알 수 없는 주술적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몽환적인 느낌을 전해주던 전작들에 이어서 이번 작품에서도 이가리시 다이스케 특유의 작품 색깔을 가득 담았다. 알 수 없는 거대한 미스터리가 작품을 감싸고 있으며 조금씩 결말을 향해가면서 흥미를 키워간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서도 여전히 후유증이 남게 된다. 아직도 작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거대한 태풍이 지나간 후에 남아 있는 강렬함이 여전히 머리 속을 맴돌게 된다..
각각의 짧은 단편들은 저마다 가지각색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환상적인 동화에서부터 일상의 잔잔함이 있는 드라마,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야기와 웃음이 넘치는 즐거움이 함께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무런 연관성 없이 나열 된 24편의 단편들은 한 권의 단행본 안에 수록 되어 풍성한 잔칫집에 온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다채롭고 신비로운,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채워놓고 보는 이들에게 독특하고 신선한 즐거움을 전해주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답게 마루야마 카오루가 그려내는 그림들은 그가 펼쳐낸 이야기만큼이나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자연스럽게 흥미를 끌 수 밖에 없는 그림체는 환상적인 이야기만큼이나 매력적으로 펼쳐진다. 마치 일러스트들이 모여서 페이지를 구성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일러스트레이터 특..
이방인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뫼르소의 모습에 대해 어디까지 공감을 느꼈을까? 만일 뫼르소의 모습에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납득하고 공감하게 된다면 세상에 대한 진정한 ‘이방인’이 되는 것은 아니였을까? 그리고 뫼르소의 행동에 조금이라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 역시 ‘이방인’으로 삶을 원하는 본능이 잠재되어 있는 것은 아니였을까? 뫼르소를 둘러싸고 있는 인간관계는 ‘타인’이라는 단어로 규정지어지는 듯 하다. 물론 ‘타인’의 위치가 동일선상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이분법을 놓고 본다면 뫼르소의 인간관계는 자신과 타인으로 구분되어가는 것 같다.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도 무감각하게 행동하며 자신의 귀찮음만이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듯 하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준다거나 다른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길 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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