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이런 소설을 읽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소설이라는 테두리보다는 언터테인먼트 전반에 걸쳐 비즈니스적인 접근을 통해 작품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도 괜찮거든요.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작품은 화풍과 이미지만으로도 언제나 만족스럽습니다. 주술적 신비로움이 함께하는 볼펜화 느낌의 매력은 다른 작가, 다른 작품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아이덴티티이니까 말입니다. 정보의 전달이라는 면에서 잡지라는 매체는 실시간으로 정보의 생산하는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잡지의 미래는 다른 강점을 키워서 잡지라는 매체의 가치를 높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 잡지라는 매체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무리적인 매체의 기록을 보관..
흰색, 푸른색, 붉은색, 녹색, 검은색… 사랑이라는 감정, 희생이라는 아픔, 시기에 물들어 있는 질투, 회상, 그리고 힘이라는 시대의 상징… 장이모 감독의 ‘영웅’은 영상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미장센의 잠재적 가치를 극한까지 펼쳐내었다. 가지각색의 색채가 자아내는 이미지를 화면 가득 물들이고 한치의 예외도 없이 명확하게 설정하였다. 검은색으로 출발하는 화려한 액션은 맹인악사의 현이 만들어 내는 울음소리와 함께 강렬한 이미지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강타하지만 영화를 보는 순간 이내 곧 색채로 물든 이미지 속에 액션의 영상미학마저도 빨려들어가 버리고 만다. 고요한 호수 위에서 펼쳐지는 푸른색의 고요함이 만들어 내는 산수화 같은 풍경은 마치 영상의 미학을 전달하기 보다는 한폭 한폭의 그림 같은 정적인 순간의 영..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다시 한번 새롭게 총몽의 페이지를 넘기지만 여전히 긴장감이 넘치고 전율이 흐릅니다. 3권에서 보여줄 져슈건의 그 위대함은 생각만해도 벌써부터 전율이 흐르네요. 은혼이라는 작품이 길어지면서도 여전히 이 작품에 대한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사실 작품의 긴 여전을 마무리 하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지 마무리가 길어진다면 작품에 대한 평가는 잠시 미루어 둘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권에서도 어김없이 우에스기 형제의 추억을 자극하게 됩니다. 아마 믹스를 그리는 아다치 미추르 역시 같은 마음으로 그리고 있지 않을까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마지막 여정이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하지만 정말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작품을 마무리 지었기 때문에 박수를 보내고 싶..
"내가 죽으면 과연 가족이 나를 위해 울어줄까? 우는걸까?" 우연히 소유하게 된 강대한 힘, 세상을 구할 수도 멸망시킬 수도 있는 힘을 지닌 두 사람의 대립되는 행보를 통해 바라보는 ‘인간성에 대한 의미’의 탐구, 익명성의 뒤에 숨어서 무서울 정도로 사람의 존엄성을 난도질하는 네티즌, 집단의 폭력과 개인의 폭력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오쿠 히로야의 이누야시키는 SF에서 흔하디 흔한 클리셰로 뭉쳐진 작품이다. 이야기의 모티브나 주제,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이제까지 SF를 통해서 꾸준히 감상했고 끊임 없이 고민하고 탐구하던 테마들이 작품 곳곳에 펼쳐진다. 인류사회의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파생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문제들을 담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고독한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나의 깃발 아래서, 나의 깃발 아래서 나는 자유롭게 살아간다. 마츠모토 레이지는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켜서 하록을 탄생시켰다. 이야기의 힘이 아니라 캐릭터의 힘을 믿고 작가 특유의 감성을 추구하는 이상적인 캐릭터를 구현하고 우주해적 캡틴 하록이라는 작품을 완성하였다. 오래 전부터 다양한 작품에서 적용되어오던 해적의 이미지가 풍기는 클리셰를 고스란히 이어받으면서도 세월의 흐름에서 변하지 않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하록’이라는 만화 역사상 손꼽히는 주인공을 통해서 말이다. 망토와 애꾸눈, 훤칠한 체격, 깊은 사연을 마음 속 깊숙히 간직한 채 유랑하는 생활을 하는 해적선의 선장은 그 어떤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을 정도로 절대적인 강인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었다. 모두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퍼스트 러브 충격적인 소재를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일본 소설의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일본 소설을 즐겨 읽는 분들이라면 아마 작가만 다른 밴주곡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소설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읽어지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툇마루에서 모든게 달라졌다 황혼기를 살고 있는 할머니가 뜻하지 않게 장르만화에 취미를 가지게 되는 일상 속에서 웬지 모를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우리 이웃, 그리고 어쩌면 나 자신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는 친근함마저 느껴집니다. 은하영웅전설 6권 은하영웅전설이라는 컨텐츠가 매력적인 이유는 이렇게 다양한 작가들에 의해서 전혀다른 이미지로 동일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입..
비탈리 콘스탄티노프는 한권의 책 속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담아내었다. 여기저기 잘라서 붙이고 새롭게 탄생시키는 콜라쥬 기법을 통해 작가는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얽혀 있는 도스토옙스키의 삶과 작품 세계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는 파노라마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인격적으로 불안정할 수 밖에 없었던 대문호의 굴곡진 삶의 여정들과 쉴새 없이 폭풍이 휘몰아 칠 수 밖에 없었던 대문호의 작품들이 지면 위에서 글과 그림으로 파편화되기 시작한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그의 작품과 그의 삶만큼 단행본 안에서도 치열하게 배치되고 나열되고 복합적인 의미를 중첩시켜 나간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려 특유의 그림의 힘과 글의 힘 그리고 두 가지를 조합하면서 완성할 때 나오는 시너지가 더해지면서 도스토옙스키..
그리움 속으로… “낡은”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그리움’입니다. 웬지 모를 노스탤지어에 빠져 잠시 동안 모든 것을 잊고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찰나의 휴식을 전해주는 마법 같은 현대 도시인의 단어이기도 합니다. 빽빽하게 늘어선 고층빌딩 숲 곳곳에 있는 화려한 호텔을 뒤로하고 아무도 반겨주지 않을 것 같 같은 한적한 낡은 여관을 찾는 “일본 낡은 여관 기행”은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그리움 속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4화를 감상하면서 더욱 더 추억을 강하게 상기시키게 됩니다. 무언가를 수집하는 취미생활이 오랜 세월 동안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10년 20년 30년이 지난 후 자신의 수집품을 감상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 상자니까 말입니다. 과거의 히트곡을..
작품의 내적인 부분이나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지만 여전히 단행본이 발매될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가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 단순히 ‘재미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재미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너무나 부족할 정도로 헌터X헌터를 읽으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만화라는 매체가 지닌 장점과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의 매력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새로운 단행본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이전 단행본을 다시 한번 읽게 된다. 다시 한번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확인하면서도 지루함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여전히 새로운 재미가 있고 반복해서 즐기는 재미가 살아 있다. 잦은 휴재와 무성의한 콘티 연재, 잦은 오마쥬(심할 때는 트레이싱) 등으로 비난받기도..
모노가타리 시리즈는 니시오 이신이 작품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것들, 작가가 시도하고 있었던 것들이 모두 담겨 있었지만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세계관의 모순이 하나씩 생겨버리고 지나칠 정도로 작가의 클리셰가 반복되면서 조금씩 조금씩 작품이 정체되기 시작하였다. 초기에 보여주었던 다양한 실험적인 연출들과 이야기의 구성이 언제부터인가 반복되는 변주곡처럼 느껴지기 시작하고 결국 여타의 작품들처럼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작품의 세계관이 튼튼해지기 보다는 허술해지면서 이야기시리즈는 니시오 이신의 대표작은 맞지만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힘든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미 작품을 통해 완성된 캐릭터적인 매력은 더 이상 확장하기 힘들었을 테고 이야기의 진행에 있어서도 결말을 기대하기에는 많은 것들이 소모되었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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