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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내적인 부분이나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지만 여전히 단행본이 발매될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가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 단순히 ‘재미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재미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너무나 부족할 정도로 헌터X헌터를 읽으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만화라는 매체가 지닌 장점과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의 매력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새로운 단행본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이전 단행본을 다시 한번 읽게 된다. 다시 한번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확인하면서도 지루함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여전히 새로운 재미가 있고 반복해서 즐기는 재미가 살아 있다. 잦은 휴재와 무성의한 콘티 연재, 잦은 오마쥬(심할 때는 트레이싱) 등으로 비난받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작품의 밀도를 높이고 이야기의 집중도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작품에 한해서 만큼은 높이 평가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요크신 시티 에피소드에 이어서 암흑대륙 원정편에서 주역으로 등장하는 크라피카의 존재는 헌터X헌터의 이야기를 극한의 긴장감으로 독자들을 몰아넣게 된다. 다시 한번 신대륙이라는 무한한 보물섬의 세계를 펼쳤음에도 바다 위를 항해하는 선상이라는 제한되고 폐쇄된 공간 속에서 왕위 계승전이라는 이름 하에 벌어지는 치열한 살육 전쟁은 빽빽하다 못해 터져버릴 것 같은 스트레스를 가득하다.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할 수 없는 긴장의 연속 속에서 찰나의 휴식마저도 증발시켜버릴 정도로 극한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순식간에 작품 속으로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동료의 붉은 눈을 찾기 위한 크라피카의 도박과 한명만이 살아남아 왕위를 계승해야하는 살육의 서바이벌 그리고 클로로와의 승부를 위해 여단을 제거하기 위한 히소카와 단원들에 대한 복수를 위해 움직이는 클로로, 암흑대륙을 둘러싸고 구성된 비욘드와 헌터 협회 사이의 치열한 두뇌싸움 등 이야기를 구성하는 큰 축을 입체적으로 구성해가면서 다층적이고 복잡하게 흘러가지만 크라피카의 존재가 이를 압도할 정도로 35권에서는 크라피카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크라피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치열한 왕위계승전은 이제까지 헌터X헌터가 보여주었던 두뇌싸움을 넘어서는 지략과 모략, 음모와 정치 공세가 더해지면서 극한의 심리전의 긴장감을 한층 더 치열하게 만들어 버린다. 특히 자신의 생명력을 소모시켜가면서 처절할 정도로 고독한 사투를 벌이는 크라피카의 모습은 곤, 키르아, 레오리오와는 대극의 위치에서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단행본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야기의 궁금증이 더욱 더 커져가고 결말에 대한 기다림이 너무나도 강렬하다. 무엇보다 파멸이라는 최악의 형태로 마무리 될 것 같은 크라피카에 대한 애정이 강하게 남게 된다. 누군가 나에게 이번 에피소드의 가치를 묻게 된다면 아마 이렇게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크라피카라는 캐릭터를 가장 빛나게 만들어준 에피소드”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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