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역사를 압축한 조이스는 영어가 걸어온 역사까지 담아낸다. 수많은 분야에서 탁월한 식견을 보여왔고 만물박사 같은 다재 다능함을 작품 속에서 보여왔던 제임스 조이스지만 역시 조이스의 가장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던 분야가 언어였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이번 장이야 말로 조이스의 진면목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간을 거슬러 고어의 형태로 서술되는 이번 장은 영어가 어떤 식으로 변해왔는지 그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번역서에서는 사실상 번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말의 특징적인 어투를 통해 고어에서 현대어에 이르기까지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물론 영어를 통해 전해지는 경험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일단 넘어가자. 조이스의 언어적 천재성을 경험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여전히 율리시스의 이야기..
아마 율리시스를 전세게적으로 유명하게 만드는데 일등 공신을 한 장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나우시카’의 장이 아닐까? 아시다시피 율리시스는 외설시비에 휘말리며 법정까지 출두한 작품이다. 물론 결국 울지판사의 명판결로 해금 조치 되었지만 그 과정은 그 어떤 작품보다 드라마틱했고 때문에 율리시스는 작품 외적으로도 엄청난 유명세를 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같은 유명세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일등 공신(?)은 분명 나우시카의 장이기 때문이다. 율리시스의 이야기가 외설시비에 휘말릴 정도로 사회적으로 문제시 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객관적으로 비교할 때 현시대의 작품들과 비교해도 율리시스의 에로틱한 속성은 꽤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물론 현재는 외설이라는 경계가 과거와는 많이 달라..
종교적 신념을 버릴 수 밖에 없었고, 문에부흥운동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반평생 고국을 떠나 방랑자로 살아야 했으며 결국 스위스 취리히에서 생을 마감한다. 하지만 죽은 후 제임스 조이스는 아일랜드가 전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국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할 수 있었고 매년 6월 16일 블룸즈데이를 기념하며 고국 아일랜드에 그 영혼을 깊게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제임스 조이스는 누구보다 고국 아일랜드를 사랑한 국민이였고 그 마음을 율리시스에서 모두 담아내었기 때문이다. 키클롭스의 장의 주역은 “시민(CITIZEN)”이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이름을 구체적으로 부여하였던 제임스 조이스는 이번 장에서는 어떤 이름도 부여하지 않고 오직 ‘시민’이라는 단어로 명칭하였..
조이스는 시적인 감각에서 상당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 작가다. 그가 발표한 시들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소설을 통해서도 시적인 감각을 한껏 발휘하였으며 감각적인 묘사에 있어서는 오히려 시라는 형식 이상으로 소설의 형식 안에서 뛰어나게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그의 생애 최후의 대작 “피네간의 경야”에서는 압도적인 분량 안에서 하나의 거대한 산문시의 느낌을 살려내면서 소설과 산문시의 형태를 허물어버리는 실험성을 완벽하게 구현하기도 하였다. 그런 점에서 세이렌의 장은 조이스의 시적인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노래로 시작되는 세이렌의 장은 놀랍게도 처음 시작되는 노래 안에 이번 장의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시적인 운율감이나 상징성, 감각적 묘사도 뛰어나지만 짧은 시구들 속에 앞으로 전개 될 이..
배회하는 바위들은 7장 아이올로스편과 상당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몇 개의 단편적인 사건들이 모여있는 에피소드라는 점에서 유사하고 각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등장인물들의 변화를 통해 작품의 장소를 환기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지루함을 덜어준다는 점에서도 비슷하게 다가온다. 특히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단편적으로 배치되면서 더블린 시내의 지도를 그려나간다는 점에서 아이올로스편과 공통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블룸의 비중을 줄임으로써 철저하게 시민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면 장소 중심이였던 7장과는 달리 인물들을 중심으로 서술해 나감으로써 7장과의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조이스는 10장을 통해서 블룸과 스티븐을 중심으로 그들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감으로 인해 작품을 보다 다..
블룸은 보일런이라는 존재를 피하기 위해 도서관에 들리게 된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도서관에 들어가 보니 스티븐이 있었던 것이다. 드디어 텔레마코스와 오딧세우스 장군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인가? 아쉽게도 조이스는 독자들의 기대감을 져 버린다. 블룸은 스티븐과 본격적인 대화조차 나누지 못하고 다시 한번 더블린 시내를 방랑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왜? 셰익스피어에 대해 저마다의 가설을 내세우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보일런보다 더 골치아픈 상황인데 어서 빨리 자리를 피해야지. 영문학사에 있어서 셰익스피어의 존재가 얼마나 절대적인 존재인지는 여기서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다. 조이스 역시 마찬가지로 셰익스피어라는 거대한 산을 항상 의식하고 있었으며 율리시스..
조이스는 의식을 흐름을 사용하면서도 앞뒤 관계를 철저하게 맞추어 나갔다. 무의식적인 발현과 의식의 흐름은 길고 긴 부메랑처럼 장광설로 독자들을 압박하거나 복잡하고 많은 정보들이 마구 섞여 있어 혼란스럽게 만들지도 모르나 자세히 살펴보면 율리시스를 구성하는 수많은 키워드들은 작가의 실수로 인해 잘못 전달되는 일은 있어도 오류로 인해 무언가 맞지 않는 틀어짐은 없다는 것이다.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철저하게 계산되어 있는 조이스의 키워드들은 작품이 진행되면 진행 될수록 잠재적 재미를 폭발시키며 독자들로 하여금 율리시스라는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오르막을 지나면 내리막이 나와야 정상이지만 율리시스는 오르막을 지나면 더 높은 오르막이 등장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 ..
율리시스는 완급 조절에서도 탁월한 것 같다. 지루할 때쯤 되면 신선하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데스의 장에서 죽음의 이미지가 다소 쳐지는 느낌을 주었다면 아이올로스의 장에서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구성과 문체를 통해 독자들을 색다른 세계로 안내한다. 아이올로스의 장은 우선적으로 문체의 특이성에 상당한 분위기 전환을 가져오게 된다. 마치 신문의 편집처럼 헤드라인 같은 감각적인 제목과 함께 일반적인 형태의 서술이 하나의 기사를 이루는 것처럼 이번 장에서는 장면의 전환점에 맞추어서 헤드라인을 구성하고 단편적인 이야기가 서술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하였다. 마치 더블린 시내의 지도를 여기저기 짚어보는 것처럼 이번 장에서 조이스는 지도를 그리듯 수많은 장소의 전환을 시도하면서..
챕터의 제목이기도 한 ‘하데스’는 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 하데스다. ‘지옥의 신’으로도 유명한 하데스는 6장에서 디그넘의 장례식을 통해 이미지화 되어 작품을 어두운 색깔로 바꾸어 버린다. 율리시스라는 작품은 전체적으로 희극적 요소들이 많이 깔려 있고 다양한 패러디와 과장법을 통해 웃음을 주는 작품이며 하데스의 장에서 이 같은 율리시스의 기본적인 희극성이 비극성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이스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순식간에 전혀 다른 분위기로 다가오게 된다. 그리고 이 같은 분위기가 가능했던 이유는 역시 ‘의식의 흐름’이라는 서술기법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은 외부의 경험이나 자극에 의해 발현된다. 때문에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자극을 받게 되는지에 따라 의식의 흐름이..
로터스-이터즈 장에 들어오면서 조이스는 다양한 수수께끼를 숨겨 놓기 시작한다. 문체는 4장 칼립소와 동일하지만 문장 속에 감추어져 있는 정보의 압축도가 높아지기 시작하고 더블린 거리를 방랑하면서 머리 속에서 본격적으로 지도를 그려나가기 때문이다. 조이스의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에 수록되어 있는 ‘은총’의 세계가 간헐적으로 작품 속에서 비추어지기 시작하고 리어왕과 햄릿에 대한 코드가 조금씩 숨바꼭질을 하면서 독자들을 시험한다. 또한 블룸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여성 ‘마사’에 대해 서술되고 블룸 역시 ‘헨리’라는 가명을 쓰는 과정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수께끼가 담겨 있는 로터스-이터즈의 장을 감상하기 위해서 이 같은 모든 내용들을 사전에 학습해야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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