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이제 막 생겨나려고 하지만 아직은 아무도 뭔지 모르는 어떤 것을 만나러 가는 거예요…”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놀라게 될까?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은 도대체 어디까지 경이로움을 선사해 주는 것일까? 우주만화를 읽으면서,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읽으면서, 존재하지 않는 기사를 읽으면서 매번 ‘경이로움’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언급하게 된다.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를 읽으면서도 ‘경이로움’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이 작품을 읽으면서 경험한 독서의 특이성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소설의 영역이였고 새로운 가치를 느끼게 해주었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소설의 가능성, 이제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차원으로 안내해 주었기 때문이다. ‘아니 어떻게 프롤로그만 존..
‘당신은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을 이해하고 계신가요?’라고 묻는다면 ‘아니요!’라고 대답할 것이다.하지만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을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면 ‘예!’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할 것이다.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게 된다. ‘소설이라는 형식의 가능성을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영역에서 새롭게 펼쳐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전달해 주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교차된 운명의 성’은 작가는 타로트 카드와 크로스워드의 특징들을 소설을 통해 결합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완성한다. 타로트 카드가 지니고 있는 상징성을 매체로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무한히 엮어나갈 수 있는 타로트 카드의 상징성을 개별적으로 연상시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고 또 다른 타로트..
"난 프롤레타리아의 아들이고 내 조국은 국제공산당이고 내 누이는 혁명이다." "독서와 삶의 경험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우주가 아니라 하나이다. 해석될 수 있는 삶의 경험은 독서를 부르고 그 둘은 뒤섞인다." 이탈로 칼비노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지 그리고 그가 소설을 통해서 완성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기 전에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소설의 가치를 추구하였기 때문에 칼비노의 작품의 선호도를 정한다면 다소 후순위로 밀리게 될 것 같네요. 이탈로 칼비노는 "현실과 환상이 만났을 때 부서지지 않고 더욱 더 단단해지는 작품"이 무언지 확인 시켜 주는 몇 안되는 작가입니다. 때문에 칼비노의 작품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주만화', '보이지..
단편에서도 여전히 이탈로 칼비노의 센스는 탁월합니다만 단편이기 때문에 이탈로 칼비노의 작품이 주는 매력이 모두 펼쳐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일상 속에서 아주 미묘하게 틀어지는 상황에서 포착해 내는 뜻하지 않았던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지만 무한한 세계로 뻗어가면서 자유롭게 펼쳐지는 이탈로 칼비노의 환상이 배제되면서 아쉬움도 남습니다. 마법 같은… 무한한 상상력이 펼쳐졌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나 과학이라는 기적이 만들어낸 영원의 시간성으로 우리들의 세상이 얼마나 멋지고 위대한지를 느끼게 해주었던 ‘우주만화’를 생각한다면 조금은 다른 방향에서 뻗어나간 칼비노의 상상력이지만 단편이라는 매력을 작가 특유의 센스로 읽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상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비틀림이..
쿠빌라이 칸과 마르코 폴로의 대화는 환상의 문을 열고 독자들을 꿈속으로 안내한다. 이 세상의 도시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몽환의 도시들이 차례로 펼쳐진다. 마치 스케치를 하듯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상상력만으로 이미지화되어 이탈로 칼비노가 선사할 수 있는 가장 환상적인 그림들을 텍스트로 구현한다. 특정한 줄거리도 없이 오직 도시의 이미지들을 스케치해나가는 것 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신비로움을 책 속에 담아낸 것이다. 텍스트로 구현된 도시의 이미지들은 몇 가지 키워드를 통해서 보다 구체화되고 기묘한 감각들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신비롭다. 경이롭다. 등의 단어와는 다른 또 다른 환상 속을 거닐고 다니는 듯한 감각같다. 알 수 없는 상징성과 복잡하게 구성된 알레고리는 칼비노 특유의 마술 같은 현실감이 ..
“손님 요금이 너무 적은 것 아닙니까?” “몸이 반쪽 밖에 없잖아요! 당연히 요금이 적을 수 밖에요.” 반쪼가리 자작의 이야기는 선악의 개념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전쟁 중에 반토막이 난 몸은 각각 선과 악으로 분리되면서 악한 행동과 선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선과 악으로 분리 된 몸은 명확한 구분을 가지고 선과 악으로 상징된 역할에 충실하게 행동한다. 악으로 된 몸은 당연히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게 되지만 문제는 선으로 된 몸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지나친 선행이 사람들에게 부담스러워지고 불편하게 된다. 선과 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분리되어 떨어져서는 안 되고 함께 양립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이탈로 칼비노가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단순한 이..
“아버지와의 불화로 인해 홧김에 나무 위에서 살게 된 소년은 죽을 때까지 나무 위에서 살았습니다.” ‘나무 위의 남작’을 읽으면서 반할 수 밖에 없다면 바로 주인공의 존재다. 오직 나무 위에서만 생활하며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자신의 고유한 세상을 구축하고 살아간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나무 위에서 완성해낸 나무 위의 세상은 땅 위에서 아주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에 현실과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남들보다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자신만의 고유한 세상을 구축했지만 고립되고 폐쇄된 세계가 아니라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보다 좋은 방향을 제시한다. 자신만의 세계 속에 갇혀있지 않고 다른 세상으로 확장하고 뻗어나가면서 누구보다 가장 열심히 세상의 흐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여기에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는데 존재하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데 이렇게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는데? 존재하지 않는 기사의 이야기는 환상적이다. 치열한 검들의 부딪힘 속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중세의 배경을 바탕으로 명예를 위해 싸우는 기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단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러한 기사도는 없다. 이탈로 칼비노는 존재하지 않는 기사를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육체도 없이 텅빈 갑옷 속에서만 존재하는 기사, 의지만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납득하지 못하는 순간 사라져버리고 마는 존재하지 않는 기사의 모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복수를 위한 목표만으로 닥치고 돌격할 줄 밖에 없는 청년의 모습에서 무엇을 투영시키고 싶었던 것일까? 질서로 이루어진 사회 속에서 무질서를 ..
무(無)에서 무한(無限)까지… 이탈로 칼비노의 ‘우주만화’를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경이로움은 작품에 대한 경이로움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이고 우리들 자신에 대한 경이로움이다. ‘우주만화’에서 전해주는 신비로움은 이 소설에 대한 신비로움이 아니라 이 세상에 대한 신비로움이며, 우리들 자신에 대한 신비로움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놀라움은 작가에 대한 놀라움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존재하는 이곳이며 우리가 살아온 시간의 흐름이다. 이탈로 칼비노는 소설을 통해서 완성해 낼 수 있는 가장 무한한 상상력의 경이로움, 신비로움, 놀라움을 담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소설에서 담아낸 이야기들은 허구가 아니라 철저하게 과학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실재라는 것이다. 지구의 탄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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