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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빌라이 칸과 마르코 폴로의 대화는 환상의 문을 열고 독자들을 꿈속으로 안내한다. 이 세상의 도시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몽환의 도시들이 차례로 펼쳐진다. 마치 스케치를 하듯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상상력만으로 이미지화되어 이탈로 칼비노가 선사할 수 있는 가장 환상적인 그림들을 텍스트로 구현한다. 특정한 줄거리도 없이 오직 도시의 이미지들을 스케치해나가는 것 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신비로움을 책 속에 담아낸 것이다.
텍스트로 구현된 도시의 이미지들은 몇 가지 키워드를 통해서 보다 구체화되고 기묘한 감각들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신비롭다. 경이롭다. 등의 단어와는 다른 또 다른 환상 속을 거닐고 다니는 듯한 감각같다. 알 수 없는 상징성과 복잡하게 구성된 알레고리는 칼비노 특유의 마술 같은 현실감이 더해지면서 난해함으로 다가오지만 단순히 어려워서 읽기 힘들기 보다는 기묘한 감각으로 다가오는 작품의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작품의 매력에 어느 새 중독되어 간다. 알 수 없는 이야기지만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혼란스러움마저도 환상적인 느낌으로 바뀌면서 마법 같은 이야기들로 채워진 신비로운 도시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세상의 모순을 담는다. 삶과 죽음이라는 가장 어렵고 익숙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질서와 무질서, 혼돈과 조화, 기억과 망각 등 서로 함께 할 수 없는 모순의 관계를 허물고 다양한 동시성을 도시의 속성으로 부여한다. 극도로 제한 된 도시의 이미지만이 존재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 마치 보이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존재하지 않는 도시들을 존재시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펼쳐지는 수많은 도시들의 속에 모순들을 집어넣음으로써 환상성을 극대화시킨다.
이 같은 환상성은 현실성이라는 모순되는 또 하나의 특성을 지니게 된다. 존재하지 않고 보이지 않고 환상일 수 밖에 없는 도시들을 통해 지속되고 이어지는, 그리고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해가며 소멸되는 또 하나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부조리한 세상의 흐름에 동화되거나 그렇지 않은 곳을 보존하고 유지시켜나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환상은 모순으로 가득 찬 세상을 환상으로 치환한 것 같다.
“기억 속의 이미지들은 한번 말로 고정되고 나면 지워지고 맙니다.”
이탈로 칼비노가 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풍경 속에서 현실을 그려나갈 수 없었던 이유도 말로 고정되는 순간 세상의 복잡성이 사라지기 때문은 아니였을까? 때문에 환상을 통해 반대로 현실의 이미지들을 유지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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