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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권을 향해가는 원피스가 1권을 시작하던 때의 모습과 다른 것은 당연합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20년이 넘게 연재되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작품의 세계관과 설정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고 이야기의 볼륨이 커지고 확장되면서 엄청나게 쏟아지는 정보와 의문점들이 어긋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난잡해진 화면 구도에 조금씩 페이지를 넘기는 것조차 귀찮아지고,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는 스토리와 에피소드마다 반복되는 클리셰에 지루함을 느끼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초반의 다이내믹하던 연출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심지어 난잡하게 펼쳐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원피스가 재미있어서 읽는다기보다는 지금까지 보던 작품이니 계속보는 관성의 법칙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원피스에 대한 기대감과 앞으로 느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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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모르게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작가의 작품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같은 작가에 대한 신뢰는 아마 애니메이션 “빙과”를 감상하게 되면서 출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교토 애니메이션이 제작하였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의 완성도에 대한 신뢰가 높았고 실제 작품을 감상하면서 퀄리티에 감탄사를 낼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요네자와 호노부가 선사하는 일상의 추리물의 묘미가 있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관심이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작가의 작품세계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고전부 시리즈나 소시민 시리즈는 물론이고 인사이트 밀에서부터 부러진 용골, 야경 등 신본격, 일상, 환타지 등 다양한 형태의 미스터리 소설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추리 소설의 묘미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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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작품의 마지막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하게 됩니다. 작품이라기 보다는 상품이라는 의미가 강해지면서 비즈니스적인 이해관계가 얽히기 시작하고 처음 작품을 시작했던 작가가 들려주고자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 현재의 수많은 인기작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갈피를 잡지못한 채 표류하다 침몰하는 작품, 초반의 구축된 세계관과 이야기의 흐름이 연재가 길어지면서 비대해져 버린 세계관을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져 버리는 작품, 작가의 이기심으로 망가져 버린 작품, 기획에 휘둘리면서 본질을 잃어버린 작품 등... 아마 제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연재가 길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긴 작품들을 나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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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시한폭탄이 놓여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조금씩 거대해지는 압박감은 독자들에게까지 생생하게 전해오면서 극한의 긴장감 속에서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숨막힐 정도로 압박감을 느끼게 만든다. 선상이라는 폐쇄된 공간은 배안에서도 다시 한번 세밀하게 구분되어 폐쇄성을 강화시켰다. 크리피카를 중심으로 놓여있었던 시한폭탄은 여단과 히소카로 확대되면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텍스트가 늘어나고 정보가 점점 늘어남에도 마치 현장의 공기를 같이 공유하는 듯한 느낌으로 헌터X헌터 36권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고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왕위 계승을 둘러싼 왕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왕자들을 중심으로 둘러싼 주변환경과 인물들의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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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 트리거가 역대 최고의 RPG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이유는 주어진 환경에서 완성해 낼 수 있는 것들이 최고의 모습 이상으로 펼쳐내었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한계를 제외하고는 현재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구성과 시스템을 완성시켰다는 것이다. 단순히 시대적 보정이나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어 고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 세대가 플레이 했어도, 아니면 우리 다음 세대가 플레이했어도 여전히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옛날 게임 치고는 굉장히 잘 만들었다!’가 아니라 ‘지금 봐도 정말 잘만들었네!’라고 감탄하게 되고 ‘얼마 전에 엔딩봤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라고 누군가 후기를 남겼을 떄 ‘당연하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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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한 평가나 시리즈에 대한 개요를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지만 여전히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다시 한 번 귀기울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수없이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시스템과 구성 등 1986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이후 수십년 동안 꾸준히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어린 시절 플레이 했던 경험이 어른이 되어서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흘러가는 세월을 거슬러 영원히 정지해 있는 소중한 보물상자를 여는 마법 같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살아있고 어른들의 추억이 녹아 있다. 드래곤 퀘스트를 플레이하는 사람들 모두가 순수했던 정의로움 속에서 취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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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전 북북노인 1권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구루구루의 진가는 바로 이분 때문이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당황스러움이 어느새 자연스럽게 웃음으로 연결될 수 있는 캐릭터가 이렇게 오랜 생명력을 지닐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김전일 37세의 사건부 1권 김전일 시리즈가 Case가 연재되고 리턴즈로 넘어가면서 결국 초반부의 힘을 상실하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김전일이라는 캐릭터를 즐기는 재미는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카나리 요자브로가 스토리 작가로 활동하던 시절만큼의 분위기 메이킹이나 전율은 없지만 영원히 고등학생일것만 같았던 김전일이 세월의 흔적을 축적한 채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보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칸나기 11권 작품보다는 상품을 만드는게 중요한 이 시대에 이렇게 완결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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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은 언제나 설레임을 전해준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작가의 또 다른 매력을 찾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이미 익숙해져 있는 작가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연재만화에서 느껴지는 치열함 대신 잠시 숨을 고르고 느긋하게 작품을 음미할 수 있는 여유가 느껴진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나이토 야스히로의 단편집은 그런 의미에서 만족스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트라이건에서 보여주었던 처절함이나 혈계전선을 보면서 압도될 수 밖에 없었던 중량감 대신 아주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작가의 펜선이 자아내는 매력을 따라가기만해도 즐거웠기 때문이다. 물론 트라이건이나 혈계전선 역시 웃음을 잃지 않고 탁월한 센스를 발휘하고 웃음을 통해 작품의 치열함을 덜어주었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작품 속에서 위압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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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사츠 02 화려한 이면에 살짝살짝 엿볼 수 있는 일상의 친근함이 매력적입니다. 아무런 텍스트 하나 없이 마치 스마트폰으로 찍은 셀카모음집의 느낌을 통해 이토록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경우는 좀처럼 흔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소드 아트 온라인 22권 - 키스 앤 플라이 외전 또는 단편 모음집이라는 컨셉은 언제나 매력적입니다. 이미 더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되고 불안정해서 그 무게를 버티기 힘들었던 소드 아트 온라인 시리즈를 다시 한번 가볍게 만들어 줄 수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하이큐 39권 배구라는 스포츠의 특징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정적인 지면 위에서 순간의 장면을 포착하여 그 느낌을 살릴 수 있기에 정말 만화라는 매체에 딱 맞는 소재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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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오더라는 타이틀로 총몽의 세계가 연장될 때의 기대감은 결국 마지막까지 독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1부에서 보여주었던 고철마을과 자렘의 대립되는 분위기에서 풍겨오는 기묘한 이질감, 사이보그로 온통 채워져있기 때문에 지독할 정도로 잔인하게 묘사되던 살육의 장면마저도 웬지 모르게 스타일리쉬하게 다가왔다면 라스트 오더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과거의 총몽의 세계관이 풍겨오던 이미지보다는 화려하고 속도감 넘치는 스타일리쉬한 격투물의 정점을 향해가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자아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탐구하면서 총몽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카르마(업)라는 키워드를 잃어버리지는 않았지만 분명 라스트 오더에서 보여주었던 총몽의 느낌은 개인적으로는 처음 이 작품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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