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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한 평가나 시리즈에 대한 개요를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지만 여전히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다시 한 번 귀기울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수없이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시스템과 구성 등 1986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이후 수십년 동안 꾸준히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어린 시절 플레이 했던 경험이 어른이 되어서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흘러가는 세월을 거슬러 영원히 정지해 있는 소중한 보물상자를 여는 마법 같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살아있고 어른들의 추억이 녹아 있다. 드래곤 퀘스트를 플레이하는 사람들 모두가 순수했던 정의로움 속에서 취할 수 있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동을 줄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과 동료들의 성장이라는 스토리도, 성장하는 과정에서 하나씩 배워가는 기술과 장비를 통해 강해지는 과정도, 여러 가지 상황에 맞추어 최적의 조합을 통해 보스를 클리어하는 공략도 익숙해질대로 익숙한 이야기고 시스템이지만 또야! 뻔해! 라는 식상함이 아니라 여전히 기대감을 가지고 만들고 흥미진진한 두근거림을 선사한다. 빛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사회의 속도감을 역행하는 듯한 턴제 전투 시스템도 때로는 신중하게 때로는 확률에 기대하면서 긴장감을 유지시켜준다.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 치밀하게 짜여진 복잡한 플롯과 예상치 못한 반전과 숨겨진 복선으로 가득 채운 이야기가 아니라도 이야기의 재미를 충분히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평면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악에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용자와 공주님의 이야기만으로도 새로움을 줄 수 있고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도록 정석적인 이야기전개만으로도 이야기의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때때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투입하면서 예상치 못한 활력을 불어넣을 때도 있었다. 숨겨진 던젼과 스토리, 페이크보스-진보스-히든보스 등으로 이어지는 극적인 전개는 처음에는 충격을 선사하고 후속 시리즈에서 계속해서 동일한 구성을 취하더라도 새로운 방정식을 풀어가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시리즈간의 수많은 교차점을 생성하면서 새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플레이하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준다. 무엇보다 각 시리즈마다 독립적이고 깔끔한 완결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어느 시리즈를 플레이하더라도 드래곤 퀘스트의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으며 시리즈를 이어가면서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게 하였다. 때문에 하나의 시리즈를 클리어하고 난 이후 만족감도 크지만 다른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게 된다. 플레이하는 시간이 짧아도 아쉬움보다는 뿌듯함의 여운 속에 취하고 싶고 엔딩 이후 숨겨진 요소들을 찾아 장시간 플레이하더라도 지루함이 아니라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발전되는 그래픽과 기술력이 더해진 퀄리티도 좋지만 지금 와서 플레이하면 정말로 형편없는 수준의 퀄리티라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즐길 수 있는 근본적인 재미는 변함없이 전해져 오는 것을 느끼게 하였다. 그시 절의 감성이 살아있기 때문이 아니라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의 목적에 충실하기 때문에 지금 플레이 하더라도 재미와 감동이라는 공통분모를 시대를 넘어 공유할 수 있게 하였다.

만일 누군가 게임에 대해 추천을 요청한다면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초보자가 시작해도 하나하나 시스템을 익히면서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고 전투에 패배에서 Game Over를 경험할 수도 있지만 게임의 이해도를 아주 조금만 이해하고 플레이하면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즐거운 불편함과 친절함을 함께 경험시켜준다. 화려한 그래픽과 기술력을 녹여내어서 시각적으로 압도시키고 감탄시키는 것이 아니라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에 대해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엄청난 스케일과 방대한 서사를 통해 무한한 작품 속 세계관에 빠져들게 하는 것도 좋지만 아주 작은 이야기를 통해서도 잔잔한 감동과 깊은 여운을 전해줄 때 느끼는 감정의 반짝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방대한 오픈 월드를 통해 자유롭게 오랜 시간 동안 플레이하는 것도 좋지만 완결성을 지닌 서사를 따라가면서 완성된 이야기를 혼자서 플레이하면서 “The END”라는 마침표를 찍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알려준다. 게임이 주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플레이하면서 느끼게 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기 때문에 드래곤 퀘스트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