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창백한 불꽃’을 읽으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소설의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소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작가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더라도 기묘할 정도로 나보코프의 장난질에 넘어가게 되고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산문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은 주석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주석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산문시의 저자와 주석의 저자를 통해 독자들은 두사람의 관계성을 주목하면서 주석을 하나하나 읽어나간다. 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이야기들이 주석을 통해서 펼쳐지기 시작한다. 젬블라라는 어느 왕국의 국왕이 도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와 국왕을 시해하기 위해 또 다른 여정을 떠나는 그라두스의 이야기가 작품 속에서 동시대적으로 일치되고 겹쳐지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언제부터인가 나보코프의 책을 읽으면서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에는 마냥 즐겁기만 했는데 작가에 대해 알게 되고 작품에 대해 알게 될수록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부족한지, 그리고 작가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부족한지 깨닫게 됩니다. 지금 다시 절망에 대해 이야기 하라고 한다면 아마 절대로 못할 겁니다. 롤리타의 미학에 빠져드는 일도 없을 겁니다. 재능을 읽었냐고 물어본다면 아니요!!라고 대답하고 사형장으로의 초대의 내용이 무엇인지 묻게 되면 몰라요!라고 대답할 겁니다. 서배스천 나이트의 진짜 인생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읽을 때만 하더라도 실체가 모호한 주인공이 타인의 삶의 궤적을 그려가면서 완성해낸 퍼즐의 마지막은 여기저기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흥미롭..
푸시킨은 건드리지 맙시다. 그는 우리 문학의 황금 보고(寶庫)잖아요. 체호프의 바구니에는 향후 수년간의 식량과 ‘음, 음, 음’ 킁킁거리는 강아지, 크림산 술병이 있지요. 베들람의 베들레헴으로의 전도, 바로 이것이 도스토옙스키입니다. 투르게네프에서는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한가요? 제 아버지는 그와 톨스토이의 자연 묘사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찾아내곤 하셨답니다. ‘재능’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자신의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동시에 체르니솁스키의 또 다른 전기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로서의 자신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수많은 러시아의 문호들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간다. 고골, 푸시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 등… 살아오변서 누구나 한번 쯤은 듣게 되는 이름들이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이름이 없었다면 이 작품을 읽었을까요? 글쎄요 아마 전 아니였을 것 같습니다. 치정극에 조롱을 담을 수 있는 뼈있는 웃음은 작품의 줄거리만으로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범위였으니까요. 어디까지나 작가가 보여주었던 것들이 얼마나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작가에게 있어서 이야기의 재미보다 더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의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조금은 기대했던 재미에 미치지 못했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나보코프의 소설이라고 해봐야 ‘롤리타’, ‘절망’, ‘사형장으로의 초대’ 이렇게 3작품만 읽었을 뿐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3작품만으로도 나보코프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했기 때문입..
띠지에서 ‘사형장으로의 초대’를 가장 환상적인 소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일까? 내게 있어서 이 작품은 당황스러운 소설로 기억 될 것 같다. 주인공 친친나트C가 사형을 선고받으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무엇 때문에 사형이라는 선고를 받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투명한 존재들 속에서 불투명함을 인식했다는 식으로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유추될 뿐이다. 감옥이라는 제한 된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알 수 없는 이야기와 제한 된 등장 인물들로만 전개해 나가는 사건들이 약 3주간에 걸쳐 진행 되다 몇 개의 반전을 거치고 주인공의 사형으로 끝이 난다. 일반인들이 투명한데 주인공은 불투명해서 사형 받았다고? 그러면 투명함과 불투명은 무엇을 상징한 걸까? 정치, 이데올로기, 개..
나보코프는 독자를 홀려버리기 위해서 롤리타를 선보였던 것은 아니였을까? 수식어로 꾸며진 단어와 문장들로 수놓은 것 같다. 온통 느낌표로 가득 채워져 있다. 유려함? 화려함? 아니 매혹적인 문장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유려함이나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이 자아내는 문장의 아름다움과는 다른 느낌이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는 매혹적인 글들로 채워져 있다. 읽으면서 반할 수 밖에 없는 문장들이 곳곳에 펼쳐진다. 다른 누군가(그리고 나 자신이)가 보고 느낀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이미지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롤리타에서 구현해낸다. 롤리타가 자아내는 언어와 문장의 연금술은 도덕심마저 부셔버린다. 사회적 윤리관을 적용시켜서 판단할 경우, 아니 일반적인 삶의 가치관을 적용시키더라도 롤리타의..
나보코프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톨스토이를 부드러운 예술가의 손놀림에 비교한다면 이것들은 한낱 클럽에서의 주먹질에 불과하겠으나..." 나보코프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에 대해 이처럼 이야기하며 상당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의 지니고 있는 불안정함과 오류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가 소설을 쓰는 환경과 함께 문학적 완성도에 대해 다른 작가들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결국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예술가의 손놀림이 아니라 클럽에서 벌어지는 싸움판이 아닐까요? 가장 꾸밈없이 벌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클럽이라는 장소에서의 싸움판같다는 이야기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이 오늘날까지 그토록 사랑받을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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