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데 우나무노의 소설이 맞아요? 모범 소설이라면서요? 내게 있어서 이 소설은 우나무노의 사상이 투영된 novela가 아니라 novel로 느껴진다. 특유의 현학적 대사를 남발하면서 깊은 생각의 공간으로 유도하기 보다는 이야기의 흥미로움을 극대화하면서 작품 속 드라마에 집중하도록 만들게 된다. 특유의 언어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독특함이나 간략화되고 단순화되어 있는 서술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기 보다는 엽기발랄한 비극이 함께하는, 그리고 단숨에 대중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간편한 편의점 같은 세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눈부신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자가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역동적인 심리 상태를 보여주면서 믿음이라는 상황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충격적인, 그리고 진부한 결말로 마무리하는 ‘..
“우리는 영혼의 불멸을 믿지 않기 때문에 이름이라도 남기기를 원하지. 이름 속에서 우리가 이야기되고 다른 사람들의 기억을 통해서 영원한 삶을 얻으려는 거야. 어찌 보면 불쌍한 인생이지.” “예술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영원불멸에 대한 목마름에서가 아닐까?” 우나무노에게 있어서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은 예술을 통한 불멸을 획득하는 것이였을까? ‘사랑과 교육’에서 작가는 표면적으로는 물론이고 은연 중에서도 예술이라는 가치를 통해 이름을 남기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천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평범한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다방면에 걸쳐 학문을 주입한다. 주변의 환경적 요인이 끊임없이 천재를 육성하기 위한 압박을 하게 되지만 결국 아이는 실험을 받는 몰모트가 아니라 하나의 자아로서 자..
소설을 쓰는 과정에 있어서 작가의 생각들이 투영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나무노의 작품에서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더 주목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장편 소설만이 아니라 단편 착한성인 마누엘과 중편을 통해서 읽어낸 우나무노의 생각들은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 생각의 중심으로 시선을 고정하게 되고 착한 성인 마누엘의 이야기나 뚤라의 이야기 대신 우나무노가 평생에 걸쳐 생각했던 문제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죽음’이라는 테마는 우나무노에게 있어서 평생 동안 마주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논리와 이성을 넘어선 곳에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죽음’은 ‘착한 성인 마누엘’에서 ‘종교’라는 테마가 합쳐지면서 죽음과 종교의 관계가 만들어낸 믿음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현실과 ..
“카인의 영혼은 질투의 영혼이야.”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호아킨과 아벨의 이야기로 새롭게 태어난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환상이 아니라 현실에 발을 내리고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우나무노의 생각들이 무서울 정도로 강렬하게 펼쳐진다. 짧지만 인상 깊은…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파고 들어갈수록 무거운 이야기와 생각들로 구성 된 아벨 산체스는 이야기의 힘이 줄거리나 플롯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이야기라도 아주 약간만 비틀고 보는 위치만 달리해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현대판 카인과 아벨’로 단순하게 정의 내릴 수 있는 이 작품은 수용하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 테마를 담아내고 있다. ‘질투’라는 현대인들의 숨겨진 본성의 단면을 들추어내고 철저하게 파헤치면서 카인과 아벨이라는 구..
이것은 소설(novela)이 아니라 소셜(nivola)이다. 미겔 데 우나무노는 ‘안개’를 통해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소설(novela)이라는 정의 대신 소셜(nivola)이라는 단어로 규정하고 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를 통해 소설의 개념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형태로 구현하면서 자신의 작품의 문학적 영원성을 획득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같은 문학적 영원성의 획득은 동시에 작가 자신의 존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우나무노는 마치 ‘안개(niebla)’같은 소설을(작가는 작품 속에서 소설이 아니라 소셜이라고 강조한다.) 그려나간다. 내용적인 기이함이 아니라 형식적인 형태의 기이함을 통해 특이성을 강조하고 픽션의 세계를 부셔버리는 메타픽션의 형태를 자유롭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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