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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UKI Masami/SHOGAKUKAN/Project BIRDY
©YUUKI Masami/SHOGAKUKAN/북박스
©YUUKI Masami/SHOGAKUKAN/BANDAI VISUAL
최근 10년간을 돌아보면서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머리에 떠올려 보자.
원피스로 대표되는 베스트셀러, 테즈카 오사무의 블랙잭이나 불새 같은 거장의 작품이나 고전들, 파레포리나 먼 곳으로 가고파 같은 실험성 짙은 초월적 상상력의 극한에 있는 작품 등 수많은 작품들이 지나간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작품이지만 역시 개인적으로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유키 마사미의 ‘철완 버디’를 빼놓을 수 없다.
과거 주간소년선데이에 연재를 시작하였으나 흐지부지 미결되었다. 영선데이를 통해 새롭게 리뉴얼되어 부활하였으나 이번에는 잡지가 폐간되고 만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철완버디 에볼루션’이라는 타이틀로 빅코믹스피리츠에서 연재를 이어가게 되었다. 이쯤 되면 ‘비운의 작품’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주간소년선데이 연재분을 바탕으로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고, 영선데이 리뉴얼판으로 베이스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2기 시리즈까지 이어졌다. 유우키 마사미가 직접 철완 버디 스페셜 단편을 연재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기도 하였다. 여러가지 사정상 불운 아닌 불운을 겪은 작품이지만 미디어믹스로 이어질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였고, 작가 역시 새롭게 연재를 시작할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였다.
소년지에 뿌리를 두고 시작한 작품답게 소년지 특유의 캐릭터적인 재미에 우주형사물 같은 활력을 바탕으로 이후 청년지에 연재를 하면서 청년지 특유의 디테일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구성력이 더해졌다. 패트레이버와 그루밍 업 등의 작품을 거치면서 한층 성숙해진 역량을 통해 세련된 그림체와 연출력을 통해 만화를 보는 재미를 극대화 시켰다. 각각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살려내었으며 유우키 마사미의 리얼리즘이 극대화 된 스토리 전개는 다각적인 시선에서 접근하면서 설득력을 높였고, 군더더기 없는 연출로 페이지를 밀도 있게 채워놓았다. 계단을 올라가듯 차근차근 스케일을 넓혀가며 읽고 있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압도적인 작품의 세계관에 빠져들게 되고 이 모든 것들이 마치 처음부터 완벽하게 짜여진 퍼즐이 맞추어지는 것처럼 스토리가 진행 될수록 유기적으로 맞물려 가며 탄탄한 세계관을 이루게 된다.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우주 규모의 거대한 스케일 안에서 과학적 상상력과 만화적 엉터리가 작품의 전반에 걸쳐 펼쳐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있을법한 일상의 이야기로 만들어내며 어딘가의 환상이 아닌 또 다른 평행 세계의 이야기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유키 마사미 특유의 리얼리즘은 만화적 상상력마저도 자연스러운 일상의 느낌으로 진행되어 작품의 안정성을 극대화시켰음에도 극적인 긴장감이 살아 있고, 유쾌함이 살아 있다. 급작스러운 전개가 아닌 인과 관계에 따라 복선을 활용한 이야기 진행은 예측 불허의 돌발적인 연출과 센스가 돋보이는 코믹물에 비해 의외성이 떨어지고 이야기의 극적인 폭발력이 부족해 보일지도 모르나 곳곳에 일상의 미묘한 어긋남이 만들어 내는 웃음을 심어 놓았고, 마지막까지 손을 뗄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한 몸에 두 개의 인격’이라는 설정에서부터 이미 좌충우돌 스토리가 전개 될 수 밖에 없었고 버디라는 열혈 우주 형사 같은 캐릭터가 자아내는 고전적인 미덕이 보는 내내 즐거움을 주고 있다. 초월적인 힘을 가진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에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하면서도 힘있는 액션 연출에서 뿜어져 나오는 박력은 압권이다.
주인공 버디의 존재는 이 같은 소년만화 같은 활기와 청년만화 같은 시리어스하면서도 진지한 접근이 함께 하고 스토리전개의 안정성이 돋보이면서도 위트와 센스가 밸런스를 이룰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이다. 자신의 무기는 오직 육체라고 이야기하며 믿는 건 힘! 안되면 근성과 깡으로! 밀어붙이는 버디의 모습은 츠토무의 성격과 대비되어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개인과 사회를 넘어 국가간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주연방에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유키 마사미식 리얼 스토리가 극대화 되어 있는 작품 안에서 버디의 매력은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다. 자칫 지나치게 무겁고 진지한 내용이 될 법한 이야기도 버디의 주먹 한 방이 시원하게 만들어 버리고 만다. 오랜 세월에 걸쳐 펼쳐지는 대하 사극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방대한 세계관으로 이루어진 작품인데다가 스토리의 전개 과정이 치밀하게 짜여져 있어 SF대하서사시쪽으로 방향을 잡아도 손색없을지도 모르는(모 작가의 손을 거쳤다면) 작품의 중후함마저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다.
철완 버디, 궁극초인 알 등 초기 소년지 특유의 단순 명쾌함과 코믹 액션 연출, 센스를 보여주었던 유키 마사미는 이후 패트레이버와 그루밍 업을 거치면서 만화적 상상력과 일상의 리얼리즘의 영역에서 밀도 있는 연출과 유기적인 구성력을 보여주며 작품의 안정감을 높여 왔다. 그리고 청년지를 통해 새롭게 등장한 ‘철완 버디’를 이제까지 작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고의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알다시피 철완 버디의 전작 쿠니에는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종료되었다. 유키 마사미 특유의 만화적 상상력의 디테일한 묘사와 리얼한 스토리 전개, 다각적인 접근과 작품의 안정감은 더 이상 소년지에서 한계에 달해 있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한 회 한 회 연재분을 통해 스피디한 전개와 시원스러운 연출이 필요한 소년지에서 단계를 밟아가듯 차근차근 진행되며 연재분이 아닌 단행본에서 더욱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유키 마사미의 작품은 결국 소년지를 떠나 청년지로 옮기게 되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쿠니에의 실패는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아마 소년선데이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면 한 회 한 회 연재분의 기승전결을 위해 전체적인 작품의 흐름이 틀어졌을지도 모르고 청년지를 통해 자유롭게 묘사 될 수 있었던 장면 역시 완화되었을 것이다. 물론 소년선데이에 비해 인지도도 낮고 결국에는 폐간에까지 이르게 되었지만 영선데이에서 빅코믹스피리츠로 이어지면서 철완 버디라는 작품의 가치를 폭발 시키게 되었으니 말이다.
PS 무쇠팔이라는 제목에서 풍겨오는 고전적인 이미지를 딱 맞는 열혈 우주형사물의 주인공 버디의 존재는 아마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캐릭터적인 매력에서도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가적 완숙기에 접어든 유키 마사미의 세련미에 안정적인 작품 안에서 이질적일 정도로 단순 명쾌한 버디의 모습은 마치 더 이상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밀어붙여!! 라고 외치는 듯 합니다.
PS2 개인적으로는 TV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버디의 가치를 알릴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미디어믹스의 해택을 크게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나 재미면에서는 크게 불만이 없었다하더라도 워낙 방대한 설정을 배경으로 치밀하게 구성되어 유기적으로 맞물려 가는 작품이다보니 TV 시리즈에서 담아내기에는 부족할 수 밖에 없겠죠. 거기다 초반부터 츠토무네 부모님이 등장하지 않게 되면서 만화적 상상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유키 마사미식 리얼리즘마저 사라지게 됩니다. 물론 원작의 답습 보다는 애니메이션만의 차별성을 부여해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은 좋습니다만 이런 부분에서는 분명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OVA로 제작되었던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철완 버디의 경우 소년선데이판 오리지널 철완 버디의 색을 지니면서도 애니메이션만의 스토리가 변형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과 비교해 본다면 말입니다. 어쨌든 유키 마사미가 만들어낸 철완 버디의 세계를 보다 다채롭게 펼쳤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버디의 명장면 명대사 BEST3
내 무기는 이 육체 뿐!
- 역시 믿는 건 힘밖에 없는 버디의 캐릭터를 잘 표현해 주었죠
봤느냐, 10만 마력이다!
- 아톰은 나중에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고 100마력으로 파워업 하였습니다. 과연 버디의 파워 업은 언제쯤일까요?
그럴 땐 악과 깡으로...
- 근성만 있다면 기술과 힘의 차이도 넘어선다는 고전만화의 공식이죠.
http://db50jini.tistory.com/886
[관련글]철완 버디(소년선데이 오리지널판 리뷰)
http://db50jini.tistory.com/887
[관련글]철완 버디 애니메이션(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판 OVA)
http://db50jini.tistory.com/789
[관련글]철완 버디(영선데이 리뉴얼판 리뷰)
http://db50jini.tistory.com/1231
[관련글]철완 버디 Decode 1화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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