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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사랑해

sungjin 2007. 9. 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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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김세영/허영만/김영사

시대를 넘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시와 명언들을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삽입하며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성찰하게 하는 허영만/김세영의 ‘사랑해’는 가족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하나하나에도 잔잔한 여운의 맛을 음미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사랑과 삶에 대해, 때로는 평범하게, 때로는 재치 있게 그려내는 이 작품은 자전적 에세이 같은 느낌으로 풀어나가며 친근하고 편안하게 다가오고 있다. 물 흐르듯 잔잔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하나씩 끄집어 내는 명언과 시의 구절들은 작품 속에 녹아들어 그 의미를 가슴에 와닿도록 하고 있어 시나 명언의 한 구절을 단독으로 인용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인상 깊게 전해준다.

다소 굴곡 없이 밋밋하게만 느껴지는 이야기 속에서도 은근슬쩍 잔재미를 심어 놓으며 독자들을 즐겁게 만들기도 한다. 카멜레온 같은 작가라는 별명답게 다양한 스타일의 가지각색의 작품들을 선보여 왔지만 동시에 같은 작품 내에서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연출을 무난하게 연출해 내면서 보다 다채로운 재미를 주기도 하였다. 이 작품에서도 불세출의 히트작인 날아라 슈퍼보드의 사오정을 비롯하여 기막힌 까메오가 등장할 때면 자신도 모르게 아하!라고 감탄사를 지르게 된다. 가족용 홈드라마적인 분위기와 에세이적인 감성을 최대한 살려내며 작가 특유의 위트와 유머를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살며시 미소 짓고 웃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무언가 다시 한번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준다.

일상의 행복이라는 것은 그다지 거창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인생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결정적인 운명의 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족간에 사랑, 자신간의 사랑,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생활 속에서의 즐거움들은 우리들과 가장 밀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의 행복한 순간, 소중한 시간들, 지나온 과거의 순간들을 회상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은 때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있는 소중한 것이 되기도 한다. ‘사랑해’는 바로 이 같은 일상의 작은 행복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