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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aoko Takeuchi/KODANSHA/TOEI ANIMATION
미소녀전사 세일러문R은 세일러문이 본격적으로 장기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첫번째 시리즈를 통해서 일상으로 돌아간 세일러 전사들을 다시 한번 각성시키고 턱시도 가면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함과 동시에 치비 우사라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작품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전시리즈의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인기의 가속도가 붙은 시리즈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팬들을 열광시킬 수 있기에 충분하였다. 첫번째 시리즈부터 감독을 맡았던 사토 준이치에서 신예 이쿠하라 쿠니히코 감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고 이쿠하라 쿠니히코 감독의 다양한 아이디어는 후속 시리즈에서 빛을 발휘하며 자칫하면 식상함으로 시리즈가 가라앉게 되는 일이 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적들에 맞추어 새롭게 파워업하게 되는 세일러 전사들, 소녀들의 기호에 맞춘 각종 설정들은 어느 정도 예상 된 단계였지만 여전히 팬들은 열광할 수 있었다. 첫번째 시리즈에서 5명의 세일러전사들이 함께했던 시간이 부족했다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미 모여있는 5명의 캐릭터들의 매력을 마음껏 펼치기 시작한다. 학생으로서, 그리고 전사로서 각자의 꿈과 목표로 인해 둘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갈등을 통해 보다 깊게 캐릭터의 내면으로 접근하였다.
S와 SS, 그리고 Sailor Stars로 이어지면서 퀄리티는 높아지고 연출은 한층 화려해진다. 새롭게 등장하는 전사들의 매력, 보다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쉬해진 비쥬얼과 순간의 재치와 넘치는 센스를 담고 초유의 인기행진을 이어간다. 사자에상이나 도라에몽등 장수 애니메이션이 ‘변함없는 꾸준함’을 무기로 오랜 기간동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반면 태생적으로 수명이 짧을 수 밖에 없었던 세일러문 시리즈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는 변하지 않는 꾸준함을 보이면서도 작품의 세부적인 구성이나 설정, 그리고 연출에 있어서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번째 시리즈인 세일러문R은 단순히 첫번째 시리즈의 컨셉을 물려받아 변함없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새로운 시리즈에 맞추어 변화를 주었다는 사실에서 분명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전작을 고스란히 이어받으며 분위기를 이어간 세일러문R은 시청률에서도 최고를 기록하였고(평균 시청률은 세번째 시리즈인 S가 13.4%로 높으나 최고 시청률은 R로서 16.4%를 기록) 스크린으로도 데뷔하여 최고의 흥행 성적을 올리게 된다. 10대의 소녀팬들은 물론이고 팬층을 확대시켰으며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지며 연인들마저도 함께 세일러문을 감상하는 풍경을 낳게 하였다. 1기에서 세일러문의 인기발판을 마련하였다면 2기에서는 세일러문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요소들을 확대시켜 초유의 인기 시리즈로 발돋움하는데 도화선 역할을 하였다. 물론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상업적인 전략이 적절하게 먹혀 들었던 이유도 있겠지만 단순히 상업적인 기획과 마케팅의 성공이라고 보기에는 분명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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