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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GOGO 몬스터

sungjin 2007. 9. 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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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sumoto taiyo/SHOGAKUKAN/애니북스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 세계를 통과하는 “성장”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매력적인 테마가 아닐까? 그것이 어떠한 형태로 연출되고 어떤 식으로 표현된다고 하더라고 마츠모토 타이요가 그려내는 “성장통”은 언제나 마지막에 잔잔한 여운으로 다가온다.

고고 몬스터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성장’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오직 나에게만 보인다는 세계, 그리고 자신의 히어로인 슈퍼스타의 존재는 조금씩 사라져 가게 된다. 점점 멀어져가는 저쪽의 세상은 결국 이별을 고하게 되며 주인공은 껍질을 깨고 성장한다. 여기서 겪게 되는 성장통은 환상에서 현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누구나 거치는 과정일 뿐이다. 주인공 역시 더 이상 다른 이들과 격리되고 현실과 단절된 채 폐쇄된 자아가 아니라 고립된 세상에 출구를 만들고 소년으로 성장해 나간다.

동시에 이 출구는 자신만의 슈퍼스타와 슈퍼스타가 있는 세계를 빠져나가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지만 어떠한 심리적 박탈감도 보이지 않는다. 어른으로 성장해 가면서 잃어버리는 소년 시절의 소중한 무언가를 대신할 수 있는 것들로 채워넣고 질주해 가기 시작한다. 마지막 장면에 나타나 있듯 ‘정지’라고 도로 위해 쓰여 있는 정지선 위로 멈추지 않고 나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 유키의 뒤를 새로운 슈퍼스타인 마코토가 따라가고 있다.

마코토는 유키의 성장을 이끌어 준 또 하나의 슈퍼스타다. 단절되고 고립된 유키의 세상에 출구를 만들고 그 안으로 들어온 존재이며 동시에 밖으로 끌어내어 준 존재다. 공상 속이 아니라 현실로 이끌어준 또 하나의 히어로다.

고고 몬스터는 유키의 성장과 함께 유키의 세상에 들어온 마코토와의 관계 속에서 또 하나의 성장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고무줄을 당겼다 놓는 순간 찰싹 달라붙는 것처럼 두 소년 역시 함께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점점 멀어지게 되고 마지막에 함께 있게 된다. 이전보다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되어서 말이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이 가지는 매력은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렌즈 너머로 투영 된 듯한 시선을 통해 그려내는 구도,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의 재미를 파생시켜가는 그래피티의 향연, 독특하고 세련된 필체 등 그의 작품에서 일관성 있게 연출되고 있는 작가의 작품 스타일은 한번 빠져들면 중독되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이 이토록 매력적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마음을 채워 줄 수 있는 이야기와 테마를 가슴 깊이 들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고 몬스터 역시 마찬가지다. 작가 특유의 비쥬얼적인 감각과 스타일리쉬함이 여전히 살아 있지만 시각적인 부분보다는 유키와 마코토의 순수한 시절의 성장통을 잔잔하게 그리고 조용히 그러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환상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로 채워져 있지만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화려한 시각적 연출 이상으로 수수한 이야기의 맛을 담아내고 있는 고고 몬스터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 세계의 매력, 특히 '성장'이라는 테마를 간직하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