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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현/길찾기
현실과 상상 속을 넘나들며 한 개인의 세상과의 괴리감, 사회적 부조리 속에서 착취와 억압, 그리고 히어로를 그려내는 변기현의 고양이Z는 시각적인 스타일리쉬함과 작가 특유의 진한 블랙 코메디가 한층 더 빛을 발휘하며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어린 시절 TV 속에서 등장한 영웅 고양이Z, 사회적 단절을 통해 폐쇄적이고 고립적으로 되어버린 청년, 힘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서 생겨나는 억압과 착취, 그리고 사회적 폭력…작품의 무대인 놀이 동산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 아니라 지독한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무적의 영웅이 아니라 심리적 결핍 상태에서 내면에서 탄생한 영웅이길 바라는 모습과 지나간 기억 속에서 누구도 반겨주지 않는, 그리고 기억 속에서 잊혀진 영웅의 이야기는 현실에서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픽션을 통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본적인 정의의 길마저 걸어가지 못하고 있다. 힘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을 대신해서 통쾌한 주먹을 날리는 영웅이 아니라 불완전한 인격 속에서 탄생 된 영웅은 결국 아무런 통쾌함을 선사해 주지 못하고 있다.
현실과 공상 사이의 모호한 경계 안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이미지들의 나열과 세계는 상징적이면서도 직설적인 느낌이다. 작가가 그려내는 스타일리쉬한 화면 연출과 함께 단순 명쾌하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해 주던 영웅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신인시절부터 탄탄한 기초를 쌓아온 작가답게 작품의 구성은 안정되어 있지만 연출은 어둡고 우울하게 흔들리는 느낌으로 그려낸다. 화면은 스타일리쉬 하지만 정작 보여주는 화면 속에서 나타나는 이미지와 분위기는 시선을 사로잡는 스타일리쉬함이 아니라 빨리 지나쳐버렸으면 하는 느낌이다.
딱딱하다. 웬지 접근하기 어려운 높은 문턱을 넘어서야 되는 것 처럼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되도록이면 터부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드하게 연출하고 있고, 돌려가며 우회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내용도 직설적이고 신랄하게 외치고 있다. 작품은 무거워지고 잘못 접근하다가는 곤란을 당할 것만 같다. 쉽게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억지로 힘을 내어 작품에 대해 알고 싶어진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현영이 고양이Z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것처럼 독자들 역시 마지막까지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고 싶어진다. 그냥 지나쳐 버렸으면 하지만 호기심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열어버린 것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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