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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엔젤마크

sungjin 2007. 9. 2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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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TSUNAGA Toyokazu/Shogakukan/애니북스

스크린톤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펜으로 그린 그림, 천사에 대한 다섯가지 가지각색의 이야기.

언듯 보기에는 독창적이고 실험성 가득한 표현과 연출, 그리고 찬사라는 단어가 다가오는 느낌을 생각한다면 동화 같은 이야기를 연상하기 쉽습니다. 잠자기 전에 한번 쉽게 펼쳐볼 수 있고, 부담없는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작품. 그리고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주는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단행본에 담겨 있는 다섯편의 단편들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이제껏 접해보지 않았던 스타일과 이미지, 제목이나 소재에서부터 풍겨져 나오는 편안함 느낌과는 달리 실제 각각의 단편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들은 불안하면서도 심할 경우에는 그로테스크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책을 덮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기묘하면서도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세계와 이미지, 웬지 모르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비로움이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 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는 천사라는 존재에 대한 신비로움이 아니라 마츠나가 토요카즈에 의해 그려지는 천사들은 인간의 이기심, 불안감, 욕망 등 다양한 감정과 함께 융화 되어 풍부한 감성으로 채워져 있으며 작가의 상상력 역시 풍부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크게 자극적이라던가 환상적이라기 보다는 일상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이 같은 일상에 가까운 이야기 속에서 환상적인 연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을 보는 동안 어딘가 붕~하고 떠오른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쳐버리기에는 아쉬운 작품입니다. 펜선과 이미지, 스타일과 소재, 이야기와 연출 등 신비롭고 독특함이 함께 하는 단편들의 모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