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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남자이야기

sungjin 2007. 9. 2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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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묻는다. 이제까지 많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 무엇인가요?

좀처럼 대답하기 곤란해 진다. 순식간에 많은 작품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절대로 이 작품만큼은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권가야의 ‘남자이야기’라는 작품은 말이다.

국내 작가의 작품 중에서 이토록 압도당하며 감상했던 작품이 있었던가? 시작부터 펼쳐지는 거대한 폭발장면 연출은 스케일만으로도 압도 당한다. 어딘지 명확하지 않은 미래, 모든 것이 멸망하고 오직 힘만이 펼쳐지는 미래의 세상 속에서 펼쳐지는 남자이야기의 작품 세계는 “힘”이라는 딱 한자로 요약 될 수 있다고 생각 될 정도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힘의 세계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여기서 힘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힘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웅장한 스케일, 역동적인 장면, 순간의 정적인 커트 하나하나에 펜선의 힘이 실려 있다. 작품의 분위기는 물론이고 캐릭터들에게서 뿜어나오는 힘 역시 독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대사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비장미마저도 힘있게 느껴진다.

무겁게, 진지하게 그러면서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웃음을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웃음마저도 힘이 느껴진다. 권가야는 혹시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넣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 될 정도다. 스토리가 복잡하기는커녕 오히려 이해하기 쉬울 정도로 단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액션 연출이나 상황 묘사 역시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작품이 결코 가볍지 않은, 아니 너무나 무게 있고 깊이 있게 다가오고 있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현재까지도 완결을 맺지 못했다는 점은 가장 큰 아쉬움 중 하나로 남는다. 많은 독자들이 아직까지 이 작품의 뒷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하루빨리 연재가 속행 되길 기다리고 있지만 작가는 꿈쩍도 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작품을 발표하였다. 정말로 작가는 이 작품을 그릴 때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 붇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건강(?)을 위해 이 작품을 연재하지 않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