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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이름은 작품보다는 작가로 더욱 국내팬들에게 친숙하다. 그의 작품은 국내에 거의 소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서 뫼비우스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기 보다는 프랑스 만화계의 거장이라는 네임밸류를 통해서 유명한 작가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무엇보다도 만화팬들에게 뫼비우스라는 서구만화가의 이름이 낯설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와의 대담을 통해서가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조도로프스키와 합작으로 탄생시킨 잉칼은 말로만 듣던 뫼비우스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는 작품으로 신화적 상상력과 SF의 결합을 통해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아니 감탄사를 내지를 정도로 빼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화면 가득 넘치는 다양한 상상력과 상징성을 가진 기호들, 초월적 이미지와 신화적 코드들이 복잡하게 얽혀 전개되고 있다. 여러가지 해석을 가능케 하는 에피소드와 아이템은 가뜩이나 불친절하게 전개되고 있는 작품을 더욱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지만 오히려 작품에 대해 보다 집착하게 만들고 있다. 그만큼 작가가 창조해낸 세계관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전체적 내용은 절대적 상징성을 가진 ‘잉칼’을 소유하게 된 정의감도 없는 탐정 존 디풀이 우주의 구원자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모험을 그린 이야기로 특별히 다이내믹하더거나 흥미진진하게 전개 되지는 않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과 다양한 상징적 내용들로 가득찬 요소들만으로도 작품을 읽어나가도록 만들고 있다.

연출적인 강약 없이 마치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는 듯한 프레임은 엄청난 대사량과 함께 페이지를 채우면서 밀도를 높여주고 있으나 오히려 읽어나가기에는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 흔히 접하는 만화처럼 시선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동시키면서 컷이나 원근법의 과장은 물론이고 텍스트와 캐릭터에 대한 과장 하나 없이 삽화에 글자를 배치시켜 놓은 듯한 나열은 소설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 하지만 원색으로 가득찬 색채와 완성되어 있는 스타일의 그림체만으로도 압도당하고 있다. 이미지에 대한 기술적 완성도는 놀라울 정도의 테크닉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 중심의 그림이라기 보다는 배경 위주의 그림으로 상상력으로 채워져 있는 화면은 사소한 부분에도 디테일함이 살아 있어 보는 맛을 더해주고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상징성과 난해함, 그리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구성, 행동 위주의 흐름보다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스크린에 투영된 듯한 프레임 등 상당히 접근하기 어렵게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거리를 두기 보다는 보다 가까이 다가서게 만들고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