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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

sungjin 2007. 9. 2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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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하이힐이라면 밟혀 죽어도 좋으리…

이미 타나카 요시키의 작품은 더 이상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은영전 이후 그가 발표한 작품들이 조금씩 하향세를 타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상업적 수치를 떠나 전반적인 평론가 및 팬들의 반응을 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타나카 요시키의 최근작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 역시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소위 이야기하는 ‘캐릭터빨’로 밀어 붙이는 점이 강한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타나카 요시키 특유의 독설기 가득한 캐릭터가 신랄하게 까대는 입담만으로 통쾌함을 선사하는 캐릭터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에 손을 뻗칠 수 밖에 없습니다. 소설이라는 텍스트의 위주의 매체가 가질 수 있는 서술적 완성도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불성실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소설의 일러스트를 맡았던 카키노우치 나루미가 직접 만화화한 만화판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는 소설의 단점을 더욱 극단적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물론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텍스트에 의존해서는 안되지만 안 그래도 어정쩡한 평가를 받고 있는 원작의 구성력이 만화에서는 더욱 빈약해지고 말았죠.

그런데 캐릭터적인 재미는 더욱 강해졌다고 생각됩니다. 여전히 텍스트를 통해서 전달되는 캐릭터적 재미는 줄어들었지만 시각적인면이 중요시 되는 만화라는 장점을 통해 타나카 요시키 선생님의 작품 사상 가장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탄생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공주병을 넘어 여왕님병의 절정을 보여주는 주인공이지만 넘치는 카리스마와 주체할 수 없는 매혹은 그녀의 충견이 되었으면 소원이 없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원작의 일러스트를 담당하던 카키노우치 나루미님의 미려한 흑백의 일러스트가 페이지 가득 료코님의 매력을 담아내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선 하나하나가 우아하게 그어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더할 나위 없이 도도하고 거만한 표정마저도 한눈에 반해 버릴 정도로 말입니다. 거기다 하늘 높을 줄 모르는 프라이드 사이사이에 살짝살짝 보여지는 료코님의 앙증맞은 표정이나 익살기 가득한 표정들은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게 느껴집니다. 타나카 요시키에 의해 탄생 된 야쿠시지 료코라는 캐릭터가 카키노우치 나루미에 의해 최고의 매력을 발산하게 되었습니다.

자신 이외의 다른 여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꼴은 죽어도 못보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정도로 세상은 자신을 위해서만 돌고 있다는 엄청난 신념을 가진 분이지만 그점마저도 그녀의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없이 천사의 미소 짓다가도 돌연 악마의 미소로 바뀌며, 사악함이 가득 담은 미소를 머금고 사디스트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절대 그녀에게 거역하는 일을 없을 것입니다. 그녀의 하이힐에 밝혀 죽는 것마저도 영광으로 느껴질 정도로 그녀는 "군림"하기 위해서 존재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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