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의 각-오다 노부나가 편

때는 전국시대.
하극상의 세상에 천하를 쥐려는 패왕 '노부나가', 그리고 귀신의 자식이라고 불리는 무츠의 후예들이 만나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활약을 펼치기 시작한다.

역사의 그늘 속에서 조용히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던 무츠의 후예들은 무츠 키이치의 장에 접어들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츠 타츠미와 그의 두아들 토라히코와 코마히코, 이렇게 2대에 걸친 세명의 무츠들이 오다 노부나가의 장에 접어들면서 그 날개를 활짝 펼치게 된다.

무엇보다 이번 시리즈는 무츠의 후예들이 2대에 걸쳐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도 쌍둥이 무츠(성은 이어받지 않았지만)들을 등장시키면서 이제까지 수라의 각에서는 즐길 수 없었던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토라히코와 코마히코 두 쌍둥이가 함께 활약하는 모습과 시간이 흐를 수록 조금씩 서로의 방향이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갈라선 토라히코와 코마히코, 이들 사이에서 천하를 쥐겠다는 목표를 위해 마왕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노부나가.... 흘러가는 전국 시대는 이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토요토미 히데요시, 다케다 신겐 등 역사 속 실존 인물들과 역사속 사(史)실들이 맞물려 돌아가며 전작 미나모토 요시츠네편 못지 않은 방대한 스케일로 전개되고 있으며, 단순히 불패의 신화를 자랑하는 무츠의 이야기가 아닌 역사의 그늘 속에서 수레바퀴를 돌리는 무츠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수라의 피를 한번도 끌어올리지 않은 채 손을 더럽히는 토라히코의 모습을 슬픈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코마히코, 누구에게서도 사랑받지 못하는 노부나가를 위해 "무츠"가 아닌 '암살자'로서 손을 더렵혀야 했던 토라히코, 마왕으로서 자신의 길을 걸아가면서도 그런 토라히코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노부나가, 자신의 손으로 죽여버린 사이카 마고이치의 목을 껴안고 울고 있는 코마히코, 죽는 순간에 찾아온 코마히코를 토라히코로 생각하면서 숨은 거둔 노부나가, 결국 지켜주지 못 한 채 노부나가의 이름을 부르면서 절규하는 토라히코의 모습 등은 귀신의 자식으로 살아가는 무츠와 마왕으로 살아가는 노부나가가 아닌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두 쌍둥이 형제와 노부나가를 만들어 내면서 작품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며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수라의 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최대의 하이라이트 '무츠원명류'의 혼을 불태우는 액션 역시 이번 시리즈에서 최고조로 발휘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는 무츠와 다른 유파와의 대결이 아닌 무츠와 무츠라는 동등한 힘을 가진 두사람의 쌍둥이 형제가 각자의 신념을 걸고 숙명의 대결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시리즈보다 무츠의 기술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전장의 한 가운데서 노부나가를 위해 싸우는 토라히코와 사이카 마고이치를 위해, 성을 이어받기 위해서 싸우는 코마히코의 모습은 정적이면서도 순간의 혼을 불태우는 듯한 카와하라 마사토시의 액션연출의 장점은 물론이고 서로간의 소중한 것을 지켜야한다는 의지와 전장의 불길이 더해지면서 최고의 명장면으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2대에 걸쳐 펼쳐지는 무츠의 후예들의 이야기, 전국 시대라는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방대한 스케일로 동급 최강의 라이벌이 무츠의 운명을 짊어진 채 수라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시리즈 최고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선택하기에 전혀 모자람 없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