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의 모든 오토바이와 그 오너에게..

오토바이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만화가 야마구치 카츠미가 꿈과 동경과 취미와 편견을
온통 쏟아부은 단편집!

개인적으로 오토바이라는 것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바퀴 두 개 달린 탈 것'이 전부다. 당연히 혼다니 야마하니 스즈키니 하는 것은 회사이름으로 알고 있으며 기종이나 각종 부속품에 대한 것은 거의 모른다.  

이 작품은 오토바이에 대해서 상당히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적어도 초보자가 보기에는 그렇다. 엔진이 어떻고 최대 출력이 뭐라고 하고, 이 오토바이의 역사는... 하며 줄줄 설명해 대는 것도 보는 지루함을 더하면 더했지 결코 흥미를 끌 수는 없었다. 최소한 오토바이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만 제대로 된 감상이 가능하다고 생각 될 정도로 초보자에 대한 배려 조차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도 한편 한편 읽을 때마다 작품에 빠져들면서 나도 모르게 작품 속의 주인공들과 같은 눈높이에 위치하게 된다. 여전히 오토바이 이야기만 나오면 벙어리가 되어버리고 말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오토바이와 등장 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어느 사이엔가 가슴 한편에 조용하게 자리잡으면서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오토바이에 학창시절의 추억과 희망을 담아, 그리고 마지막 청춘과 낭만을 담고 어른의 마지막 꿈을 담아서 들려주는 오토바이와 함께 하는 이야기들은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통하는 진실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소 접근하기 힘든 소재를 통해 이해하기 힘든 용어들을 나열해 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매력적인 작품이 되었던 것도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작가의 마음과 작가의 마음이 투영된 마치 자전적인 사소설과도 같은 이야기들이 한편 한편마다 다시 한번 삶을 뒤돌아보면서 생각하게 하는 공감대를 만들어 내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오토바이의 매력만을 나열해 놓는다면 여전히 매니악한 작품으로 남아서 일반인들에게는 관심 조차도 받지 못했을 테지만 야마구치 카즈미는 오토바이의 매력을 일상속에 위치시켜 놓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볼품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주인을 성장시켜 주는 오토바이, 처음으로 구입하여 자신의 꿈의 시작을 가르쳐 주었던 오토바이 등 다양한 인생(?)을 살아온 오토바이들이 작품 속에서 그려내는 에피소드를 통해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다가오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