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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센티멘탈 져니

sungjin 2007. 9. 2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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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추억이라는 것은 어떠한 형태로 남아 있으며 어떻게 추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센티멘탈 그래피티'라는 게임을 원작으로 98년 선라이즈에서 제작, TV도쿄를 통해 심야시간대(1시45분)에 방영된 12부작 TV 애니메이션 '센티멘탈 져니'는 게임의 시점에서 1년전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도시에서 생활하는 12명의 소녀들이 첫사랑의 추억을 어떻게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12명의 히로인들을 12편의 에피소드 속에 별도의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하여 매 에피소드마다 각각의 컨셉에 맞는 음악과 배경을 통해서 어느 편을 먼저 접하더라도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작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지장이 없는 이야기들은 소수의 특정인들을 위한 작품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있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등장해서 벌이는 사랑의 줄다리기도 없고, 이렇다할 큰 사건하나 없이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다소 평이하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매화마다 굴곡없이 차분하게 연출해 내며 깔끔하게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최근 애니메이션에서 느끼기 힘든 잔잔한 맛을 느낄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더욱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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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작품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독립된 이야기들을 '추억'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자연럽게 이어지며 무리하지 않고 잘 소화해 내며 차분한 전개 속에서 다채로움을 선사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로드무비 스타일을 따라 세리자와 코토네라는 3자의 입장에서 묘사되면서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미지의 느낌을 강조하고 있는 3화 ''별이 쏟아지는 밤의 천사 , 다소 호러틱한 이미지로 구성된 10화 '끝나지 않은 이야기', 여학생들간의 우정을 그리고 있는 5화 '우정의 통천각 스페셜', 소녀 애니메이션의 필살기인 삼각 관계를 다루고 있는 '가슴아픈 트라이앵글', 꿈많은 소녀의 공상을 그려내며 코믹한 반전이 돋보였던 4화 '미열소녀', 4악장으로 구성된 음악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1화 '소녀를 위한 바이올린 소나타', 다소 깊이있고 진지하게 접근하면서 또 다른 센티멘탈 져니를 그려내고 있는 6화 '번뇌말라', 자신의 꿈에 위해 고민하는 여학생에게 다가온 맞선과 가업에 대해 그리고 있는 9화 '나답게 내일로', 풋풋함이 돋보이는 12화 '어렴풋한 사랑 이야기', 이 외에도 경쾌한 락음악과 눈보라와 함께 질주하는 오토바이가 돋보였던 2화 '쓸수 없는 러브송'과 재미있는 설정과 발랄함이 인상적이였던 7화 '중부전선 이상있음', 8화 'Dreams will never die'에 이르기까지 모든 에피소드들이 저마다 차별화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어 다양성과 참신함만으로도 충분히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다.

나레이션과 함께 시작되는 오프닝송 '천사를 만나고 싶어서'를 들으면서도 느낄 수 있듯 어디까지나 이 작품의 테마는 '추억'이다.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들을 서로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소녀들의 추억을 따라서 여행하고 있으며 작품은 가지각색의 추억들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센티멘탈 져니는 추억을 통해서 따뜻한 이야기, 잔잔하고 차분한 이야기, 다소 골치 아픈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때로는 감동을, 때로는 웃음을 주고 있으며, 평이하고 진부해 보일지 모르지만 웬지 가슴 깊이 스며드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