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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카네 켄시'하면 이제는 만화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모르는 분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시마과장에서 시마부장, 시마 이사로 이어지며 그의 대표작이 된 시마 시리즈는 물론이고 그에게 인기와 명성을 본격적으로 쌓게 '인간교차점', 그리고 정치9단, 라스트 뉴스 등 수 많은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단순히 재미 이상의 것을 전달해 주며 사회의 다양한 단면들을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만화적으로 그려내며 사회파 만화가의 대표주자로 평가받는 작가입니다. 이런 히로카네 켄시의 초기시절 주옥 같은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는 작품이 바로 지금 이야기할 "히로카네 켄시 초기작품집"입니다.

일단 이 시리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쿠란 방랑기"는 빼고 이야기하겠습니다. 특별히 싫다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라 1에서 5권까지는 짤막짤막한 단편들의 모음을 통해서 다양한 삶의 모습과 인간 군상을 그려내며 그가 언제나 보여주었던 휴머니티가 담겨 있는 단편집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6권부터 11권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긴 분량의 "가쿠란 방랑기"는 앞의 작품과는 약간 성격을 달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5권까지의 작품들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딱히 어느 것 하나를 추천하라고 한다면 아마 많은 분들이 상당히 망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여기에 실린 단편들은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치기 싫을 정도로 주옥같은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나 내용은 물론이고 시대극에서부터 현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들, 전쟁의 아픔에서부터 다소 황당한 이야기, 그리고 SF까지... 그의 연재작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히로카네 켄시의 또 다른 일면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경이 달라도 이야기나 스타일, 주제등이 달라도 그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화적 리얼리즘'이나 작가 특유의 '인간미'는 초기 시절 단편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단면을 통해서 가슴을 훈훈하게 하기도 때로는 가슴 아프게 하기도 하는 이야기, 이러한 작품도 그렸었나 할 정도로 이색적이고 실험적인 면이 돋보이는 이야기, 다소 이 작품은 뭔가 아니다 싶지만 그래도 웬지 끌리는 작품, 깊이 있고 세심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들. 이런 수많은 단편들이 작품집을 형성하면서 단편 하나만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히로카네 켄시의 작품 세계를 구성하면서 그가 작품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들이 무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동시에 우리들의 삶에 대해서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