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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비극 by 타카하시 루미코

sungjin 2007. 9. 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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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하시 루미코는 굉장히 부지런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데뷔 이후 우르세이 아츠라, 란마1/2, 이누야사 등 숨돌릴 틈도 없는 주간연재에 시달리면서도 틈틈이 단편들을 발표 해오고 있으며 인어 연작 시리즈라든지 1파운드의 복음 등 부정기적이긴 하지만 끊임없이 좋은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업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연재작들에 비해 이러한 단편들은 작가주의적인 성격이 강할 뿐만 아니라 바쁜 와중에 작가가 틈틈이 연재한 탓인지 더욱더 그녀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P의 비극은 그녀의 작품 스타일이 완성 된 후 연재된 단편들을 모은 단편집으로 메존 일각에서 보여주던 우리 이웃의 일상적인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을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갈등을 그녀 특유의 왁자지껄함을 배제시킨 채 조용하지만 호소력 있게 얘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만화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던 10대들을 주인공으로 하지 않고 어른들을 주인공으로 풀어나감으로써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우리 일상의 문제들을 이야기 해나가고 있다.

현대사회의 상징인 아파트에서 애완동물에 관해 다룬 타이틀 작이자 가장 뛰어난 작품성을 보여주는 P의 비극, 이혼한 부인의 시점을 통해 힘들지만 아름다운 우리들의 삶을 그린 낭만의 상인, 직장인의 비애와 함께 최근 사회에서 흔히 접하는 쓰레기 문제를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풀어쓴 쓰레기 집합소, 고부간의 갈등을 얘기하고 있는 화분속, 작가 특유의 예측불허의 코믹과 반전이 잘 살아있는 백년 사랑, 그녀의 대표적인 연출 스타일의 하나가 되어버린 민담속에 나오는 귀신을 소재로 하여 고부간의 갈등과 내집마련에 대한 문제를 절묘하게 조합한 L사이즈의 행복 이렇게 6편의 주옥같은 단편들이 실려있으며 특히 이전의 그녀의 작품들에서 흔히 보아오던 특유의 좌충우돌의 스토리는 전혀 나타내지 않은 채 너무나 일상적인 우리들의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녀 특유의 작품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전과는 다른 작품의 색깔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