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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블랙잭 by 사토 슈호

sungjin 2007. 9. 2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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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류 에이로쿠 의대를 졸업한 사이토는 한달 월급 3만 8천엔에 불가하지만 대단한 긍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이상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부패한 현실에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는데........

의학을 소재로 한 작품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테즈카 오사무가 실제 의사였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의학적인 전문적 내용가 함께 만화적 상상력에 의한 극적인 재미와 감동 그리고 사회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철학적인 메시지까지 던져준 "블랙잭"을 비롯하여 신의 경지에 가까운 의술을 가지고 있는 의학계의 슈퍼맨을 보여준 "슈퍼 닥터K", 한 장애인의 인간 승리를 강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닥터 노구치", 그 외에도 사사키 노리코의 "못말리는 간호사", "닥터 쿠마히케", "닥터 할리"등등 작품성은 인정받으면서 많은 인기를 누려온 의학만화는 이제는 독립적으로 다루어도 좋을 정도로 그 수가 많을 뿐 아니라 상당히 괜찮은 작품들도 많이 있다.

때문에 더 이상 의학 만화는 참신함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신의 손, 사회 비판, 장애인의 인간 승리, 때로는 코믹함까지...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철저하리만큼 의료계의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에서 열거한 작품들이 의학을 소재로 다른 곳의 드라마를 그리고 있었다면 이 작품은 그 무대를 의료계로 한정시켜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철저한 자료조사와 리얼한 드라마 전개,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쓰며 작품을 전개해 나가는 작가의 능력은 더할 나위 없이 리얼한 드라마처럼 느껴지게 만들어 내었다는 것이다. 일본 긴급 의료의 현황과 문제점, 여러 가지 외면시 하고 있는 사실들을 여지없이 드러내면서 일본 의료계에까지 이슈로 떠오르게 만들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처음 인턴으로 출발하는 사이토의 의사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성장해 가는 모습, 그리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에서 상당한 재미를 던져주고 있다. 어떤 때는 대사 하나 없이 표정 묘사만으로 심리상태의 흐름을 보여주는가 하면 어떤 때는 많은 나레이션을 나열하면서 직접적인 전달을 해주기도 한다. 특히 감정의 고조가 상당히 극적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치 열혈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받기도 하였을 정도이다.

인간적인 작품이라는 말을 쓴다면 바로 이 작품을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현실의 압박과 모순된 현실 속에서 의사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갈등하는 사이토의 모습은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인간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현실에 저항하는 사이토의 모습, 의사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회의를 느끼지만 결국 환자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그들을 위해 일하는 모습들이 결국엔 독자들에게 감동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