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리츠 오브 원더(spirit of wonder) by 츠루다 켄지

'spirit of wonder'는 우주로의 꿈과 희망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낭만이 가득 담겨 있는 작품이다.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치밀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럴싸한 설정을 통해 우주를 향한 꿈을, 그리고 희망을 담아내고 있다. 12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은 큰 스케일이나 화려함 같은 건 보이지 않지만 우주를 향한 꿈을 담고 있다. 화성에 도착하고 싶고, 달에서 직접 가고 싶어한다. 타임 슬립을 통해 원하는 미래를 얻고 싶기도 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 우주로 나아가고 싶어 한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달에 있는 돌을 반지로 만들어서 선물하고 싶어한다. 작품 곳곳에 인간미가 넘치고 있다. 사랑하는 마음과 꿈을 향한 순수한 시절의 이야기, 복잡한 이론이나 사고에 바탕을 두지 않아도 과학의 껍질을 쓰고 상상해낸 설정들은 뭔가 허풍 같지만 그 때문에 더욱 인간적인 느낌이 넘쳐나고 있다.

19C의 서구 사회를 연상시키는 배경은 독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미 작품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허풍에 가까운 SF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드한 정통적 SF가 주는 거부감을 상쇄시켜주지만 지나버린 시대의 모습을, 배경과 풍경들은 더욱 낭만적인 SF를 그려내고 있다. 어릴 적 자신이 꿈을 가지고 살았던 때를 생각하며 추억에 잠기게 하듯이 말이다. 작품을 보면서 감동을 받게 되는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짧은 페이지로구성 된 각각의 단편들은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구성되어 자연스러운 전개를 통해 마지막에 보여주는 반전은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섬세한 펜터치와 강약 조절로 뛰어난 데생 능력과 탁월한 표정 묘사는 시각적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주고 있다.

작품 속에 담겨 있는 우주를 향한 꿈과 낭만, 그리고 인간적인 삶의 모습이 담겨 있는 정겨움이 넘쳐나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압도적 설정과 방대한 스케일 위에서 보는 이들에게 찬사를 쏟아내게 만들며 감탄시키는 작품이 아니라 생동감 넘치고 즐거운 추억을 들려 줄 수 있는 사랑스럽다고 생각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낭만과 사랑, 정겨움, 추억들이 연상되는 이 작품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주에 대한 꿈을 주제로 한 단편모음집으로 계산된 반전 연출과 미묘한 심리까지 읽을 수 있는 표정 연출, SF라는 소재임에도 아기자기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