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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트맨 by 요시토미 아키히토

sungjin 2007. 9. 24.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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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를 먹는 모험가 볼트 크랭크, 그는 먹은 것은 오른손으로 다시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진 사나이이다. 예를 들면 총을 먹으면 오른손에서 총이 솟아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주인공 볼트의 설정이 재미있어서가 아니다.

이 작품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뭔가 여운을 남기게 해주는 드라마가 돋보이는 만화이며 작가의 상상력과 그것을 표현해내는 연출력, 그리고 깔끔한 펜선에 의한 복잡하면서도 전혀 난잡하지 않은 메카닉 디자인이 돋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작품은 특별히 코믹성이라는 것도 없고 옴니버스식 구성이긴 하지만 그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풀어야 할 부분도 과감하게 생략되고 시간적 구성도 다소 까다롭게 진행되기도 한다. 하지만 압도적이고 방대한 세계관이라든가 난해하고 복잡한 설정이 없고 무엇보다 스토리 자체가 장편 스토리가 아닌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친근하기 쉬운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단연코 인상 깊은 것은 바로 볼트의 오른손에서 무기가 나오는 순간이다. 볼트가 무엇을 먹어치우느냐에 따라 늘 다른 무기가 나오지만 나오는 순간, 더 정확히 말하면 작품의 중간에 꺼내는 무기가 아니라 작품의 클라이막스에서 무기가 나오는 순간의 이펙트는 극적반전과 같은 효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때 나오는 메카닉은 원작자 요시토미 아키히토의 깔끔한 펜선에 의해 복잡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로 독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또한 작가의 상상력도 상당히 재미있다. 먹은 것은 볼트의 오른손에서 다시 부활한다는 것은 독자들도 이미 알고 있지만 볼트가 먹은 것들을 이용하여 만들어내는 것들 중에는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기발한 것도 종종 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복잡하면서도 간결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무기 디자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캐릭터의 매력과 스토리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 볼트의 특이한 설정은 둘째 치고서라도 언제나 유유자적하게, 코트의 주머니 속에 양손을 찔러 넣고 여유를 부리는 모습, 알게 모르게 묘사되는 인간적인 따뜻함을 통한 볼트의 모습은 트라이건의 밧슈같이 코믹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에게 잔잔한 웃음을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교묘하게 깔아놓은 복선이라든지 때로는 기막힌 반전(특히 매 에피소드마다 보여주는 반전의 경우 어떤 때는 누구나 다 알아차릴 정도로 이야기를 진행하는가 하면 때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로 기막힌 반전 등을 통해 독자들에게 작품을 읽는 재미를 주고 있다.), 나름대로 무언가 여운을 주고 있는 스토리 전개는 이 작품을 걸작 SF만화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깔끔한 펜선에 의한 간결한 그림체와 복잡하면서도 전혀 난잡하지 않은 머신 디자인, 짧은 에피소드 안에서 전개되는 반전과 여운을 남기는 드라마 전개, 과감하게 생략되어 연출되는 액션 연출과 작가의 재미있는 상상력, 코믹성이 없는 작품이지만 전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 좀처럼 보기 힘든 SF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