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NOTE

프라네테스 1권

sungjin 2007. 9. 23. 17:1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주 공간에 떠돌아다니는 쓰레기들을 청소하는 데브리스 회수업자 유리, 휘, 하치마키 세사람이 겪는 이야기입니다. 가끔씩 지구로 내려오기도 하지만 역시 우주인입니다. "우주인"이라는 표현은 어쩌면 이 작품에서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구와 우주의 경계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구도 우주의 일부이기 때문에 지구인 역시 우주인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SF작품을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츠루다 켄지의 "스피릿츠 오브 원더"와 호시노 유키노부의 "2001밤이야기"와 "스타더스트 메모리즈"를 이야기합니다. 츠루다 켄지의 작품에는 낭만이 가득하고 호시노 유키노부의 작품에는 우주를 향한 동경과 끝없는 도전, 그리고 우주에로의 꿈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주를 향한 꿈과 동경심, 그리고 낭만이 있습니다. 죽은 아내의 유품을 찾기 위해서 데브리스를 회수하고 있는 유리의 이야기에서는 사랑을 담배 한 개피를 피우기 위해서 목숨까지 바치는 휘의 모습에서는 인생의 즐거움에 대한 낭만을, 어렸을 적부터 꿈꾸어오던 우주 속에서 자신만의 우주선을 가지고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하치마키의 모습에서는 우주에로의 동경과 꿈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 것들은 동시에 그들이 지구를 그리워하면서도 우주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때로는 눈물을 줄 때도 있지만 웃음을 주기도 하며 잔잔한 여운의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인간의 가장 순수한 욕망이기도 한 미지의 세계를 향한 꿈이 가득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에서 1권에 실려 있는 "지구밖 소녀"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혹 이 작품을 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나중에 재미가 없어질 테니 생략하도록 하고 요점만 끄집어내면 지구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달에서만 살아가는 소녀가 지구는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살 수 없는 곳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들은 우주에 나가보고는 싶지만 역시 살고 싶은 곳은 "지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지에의 호기심과 동경으로 인해 인류는 현재도 끊임없이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우주로 나가는 꿈이 현실로 되면 그때서야 인류는 우주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순수 SF이긴 하지만 복잡하고 엄청난 설정으로 인해 독자들이 머리 아플 일은 없습니다. 간혹 어려운 용어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런 건 무시해 버리기 바랍니다. 몰라도 됩니다. 우주에 꿈을 실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말입니다.

어쩌면 그들이 우주공간에서 회수하고 있는 데브리스들은 "우주의 쓰레기"가 아니라 "우주를 향한 꿈"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