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색의 카슈

우정과 노력 등 서로간의 신뢰를 통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는 소년만화의 가장 고전적인 주제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계속되는 배틀대전의 형식은 일정한 패턴 등으로 인해서 식상해 질 때로 식상해진 스토리 전개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형적인 주제와 틀에 박혀 있는 스토리 전개 속에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언제나 보아오던 주제이고 스토리 전개이지만 그 과정에서 작가의 연출을 통해 보여주는 드라마는 언제나 독자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야기 할 "금색의 카슈" 역시 주제면이나 스토리 전개면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위에서 이야기한 전형적인 소년만화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머리가 좋은 탓에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주인공 키요마로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물 카슈를 만나게 되고 천년에 한 번 실시하게 되는 마계의 왕을 결정하는 싸움에 휘말리게 되면서 계속해서 다른  마물들과 싸우게 되는 스토리 전개입니다. 여러 마물들을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 속에서, 서로간에 우정을 통해서, 그리고 주변의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보여주는 주제와 감동의 스토리는 언제나 소년만화에서 보아오던 "그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 이상의 웃음과 감동을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으며, 오히려 전형적인 틀 안에서도 훌륭하게 전개되는 드라마와 주제는 일반 독자들의 사랑은 물론이고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과 함께 2002년도 소학관 만화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마계의 왕을 결정하기 위한 싸움에 선택된 마물들과 그 마물들의 파트너가 된 인간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때로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무의미한 싸움을 해야하는 카슈와 키요마로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가며 성장해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감동을 전해주고 있지만 때로는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슬픈 이야기로 가슴아프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는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이 있습니다. 너무너무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생긴 것 이상으로 귀엽게 보이는 카슈가 벌이는 코믹함,(특히 카슈의 천진난만함과 강인한 의지가 전혀 엉뚱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개그는 정말 일품입니다. 여기서는 이 작품에 코믹함에 대해서 언급하지 있지 않지만 사실 이 작품은 굉장한 웃음을 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차례차례 등장하는 수많은 마물들의 다양한 능력과 그 능력을 사용해서 펼치는 액션, 작가의 참신함과 그만의 스타일에 소년만화의 패턴을 더해서 만들어내는 이 작품은 상당한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이 작품은 재미도 있고 즐거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감동 역시 "소년만화의 전형적인 틀"이라고 한다면 할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소년만화 이상의 무언가를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슈와 키요마루 같이 마물과 파트너인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서인지, 아니면 키요마로가 만나는 마물과 사람들의 다양한 군상들에 대해서인지, 서로간의 만남을 통해서 변해가고 성장해가는 카슈와 키요마로 두 사람의 관계 그 자체인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키요마로는 카슈를 만나면서 점점 성장해가고 있고 그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들에게 재미와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