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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매력으로 빠져들게 된다.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을 법한 누군가의 이야기,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녀가 그려내는 이야기들을 거울처럼 비추어 보게 된다.
전작인 ‘마녀와의 디너’에 이어서 이번 단행본에서도 사회적으로 입지를 잃어가는 성인 남성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사회적으로 입지를 잃어갈 수 밖에 없는 이들의 소외감, 위축된 모습, 현실에 부딛힘 속에서 지칠 수 밖에 없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조금씩 쇠퇴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다시 한번 지나치기 쉬운 삶의 단면들을 끄집어내머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루미코 여사가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지면 넘어 다가온다. 화려함이 아닌 평범함 속에서… 어딘가의 환상이 아닌 현실 위에서… 특유의 엉뚱한 상상력이 함께 하면서 일상의 자연스러운 웃음을 통해 감상하는 내내 미소 짓게 만든다. 환상이 함께 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현실적인 부분도 현실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뛰어난 작가의 필력이 함께하면서 지극히 일상적인 우리들의 삶을 그녀가 소년지에서 발표하였던 화려한 환타지를 뛰어넘는 이야기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예측불허의 폭소탄 대신 인간미 가득한 웃음으로 즐거움을 주었고, 극적인 전개와 놀라운 반전 대신 오해와 엇갈림 속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통해서 재미를 전달하였다. 무한한 감동으로 몰아넣기 보다는 잔잔하게 남겨진 여운의 맛을 음미하면서 깊은 감동의 호수 속으로 잠겨들게 하였다. 평범하게만 느껴지는 우리들의 삶이 얼마나 풍부하게 채워져 있는지를 깨닫게 하였고, 지나치기 쉬운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반짝임을 지니고 있는지를 가르쳐 주었다.
어디에선가 본듯한 이야기지만 여전히 새로운 감성으로 감상하게 된다. 전작 마녀와의 디너의 연장선상에서 자기 복제와 반복을 되풀이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타카하시 루미코가 들려주는 일상의 삶의 모습들은 변하지 않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또야!라는 말보다는 역시!라는 말을 반복하게 된다. ‘마오’라는 작품을 연재하는 살인적인 스켸쥴을, 그것도 왕성한 작가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를 훌쩍 넘어버린 지금도 잊지 않고 이런 단편들을 꾸준히 발표해 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심을 보내게 된다. 언제까지 루미코 극장이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덧 40년의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잊지 않고 독자들에게 선물을 주고 있는 작가이기에 더욱 작품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느껴진다.
책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마다 잠시나마 잔잔한 감동에 취해 있게 되지만 아쉬운 마음도 들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소중한 작품을 만나기 위해 수년의 기다림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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