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NOTE

슈나의 여행

sungjin 2025. 6. 28. 14:01

미야자키 하야오가 토쿠마 서점의 애니메이션 잡지 애니메이지 822월호부터 943월호까지 연재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어떤 수식어로도 찬양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이로운 작품이다. 오직 이 만화 한편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을 집대성할 수 있을 정도다. 또한 그가 평생에 걸쳐 애니메이션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뿐만이 아니라 극장용 애니메이션에서는 이야기할 수 없었던 주제와 표현을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정점에서 작품을 완성하였다.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세계관, 방대한 스케일로 펼쳐낸 나우시카의 세계 속에서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밀도 있게 그려나가며 애니메이터 미야자키 하야오가 아니라 만화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재성을 유감 없이 발휘하였다. 당연히 미야자키 하야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이 한편의 작품만으로도 최고의 만화가로 평가할 수 있었다. 동시에 일본 만화 역사상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선택함에 있어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을 정도였다.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관의 집대성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셰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만 할 정도로 미야자키 월드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슈나의 여행은 또 다른 미야자키 하야오의 월드를 담아낸 작품이다. 만화가의 재능을 유감없이 펼쳐낸 나우시카와는 달리 그림작가의 모습을 보여준 슈나의 여행은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가 발표하게 될 수많은 애니메이션의 근원이 되는 흔적과 파편들을 담아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나우시카에서 모노노케 히메에 이르기까지 등장한 캐릭터의 모티브격에 해당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나우시카에서 모노노케 히메까지 펼쳐내었던 이야기의 원안을 연상시킨다.

그가 필모그래피 전편에 걸쳐 영향을 받은 흔적들이 느껴진다. 이야기를 구성함에 있어서 민담이나 설화에서 영감을 얻던 작가의 성향이 보이고 지브리 특유의 투명감이 넘치는 수채화 일러스트의 매력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나우시카를 통해 미야자키의 모든 것을 쏟아내며 독자들을 압도하였다면 이 작품을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는 작가의 머릿속에 구상되어 있는 생각의 단편들을 엿볼 수 있었고,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가 발표하였던 수많은 작품들의 원안을 아주 살짝 맛보게 하였다.

소년과 소녀의 만남, 시련을 극복하고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 미래를 향한 희망의 씨앗…. 매번 반복되는 이야기 전개, 지브리 뿐만이 아니라 여타의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도 마주하게 되는 익숙한 모습이다. 아시타카의 산, 시타와 파즈, 케챠와 아스벨, 코난과 라나 등 이제까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속에서 등장한 캐릭터들이 떠오르게 된다. 아직은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았지만 언제가 이와 비슷한 느낌으로 다시 한번 미야자키의 작품과 만날 것 같은 느낌들을 어렴풋하게 떠오르게 만든다.

그림작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재능을 유감없이 펼쳐내었다. 페이지 한장 한장 떼어서 전시하고 싶은 정도로 지면 위에 매력적인 그림들로 채워 넣었다. 자연스럽게 감상하고 잔잔하게 음미할 수 있는 동화같은 느낌으로…. 매력적인 등장인물, 흥미진진한 이야기, 언제나 깊은 울림을 주는 주제 의식과 보는 즐거움 가득한 그림들…. “슈나의 여행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함께 미야자키 월드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또 다른 의미에서 미야자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