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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도 없고 소리도 없다고 생각했던 무채색 세계는
사실 이토록 풍부한 색과 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우타강의 시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요시다 아키미의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 속에서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그녀의 대표작이자 일본 만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유명한 ‘바나나 피쉬’와 ‘야차’의 치열함은 사라지고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한적하고 평화로운 따스함이 잔잔하게 마음 깊이 자리 잡게 된다.
야마카타의 작은 온천 마을에 자리잡은 ‘아즈마야’ 여관을 중심으로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시 한번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 저마다 사연을 담고 아픔을 지닌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흔적들을 더듬어가면서 요시다 아키미가 들려주는 감성의 반짝임을 가슴 속에 담게 된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감정들,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되어 간다. 누군가에게는 별볼일 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슴 깊이 간직되어 있는 소중한 감정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페이지 곳곳에서, 그리고 한컷 한컷 묘사되는 표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읽는 이들의 마음 속에 스며들어 온다.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작가는 지면 가득 풍부한 감수성으로 지면을 채워 놓았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주인공 아사노 스즈와의 인연에서 이어진 이다 카즈키의 이야기는 카마쿠라 마을에서 출발해서 야마카타의 우타강과 아즈미야 여관으로 도착하였다. 카마쿠라 마을에서 다양한 삶의 군상을 펼쳐나갔다면 우타강으로 흘러 들어온 삶의 군상들을 아즈미야 여관에서 모이게 된다. 아사노 스즈의 배다른 남동생 이다 카즈키가 아니라 복잡한 가족 관계 속에서 세명의 아버지를 거치며 배다른 남동생 마모루와 함께 생활하는 이다 카즈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을 최고의 미인이라고 불리우는 아즈미야 여관 큰여사장님의 손녀인 오가와 다에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진다.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단편들이 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어느 새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잊혀지고 우타강의 시간만이 남게 된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조용히 스며들어오는 잔잔함 속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요시다 아키미가 들려주는 삶의 단면들을 언제나 풍부하고 반짝임이 흘러넘친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원숙해진 작가가 들려주는 풍부한 감정의 호수 속에서 잔잔하게 그리고 깊은 여운을 느끼며 과거 그녀가 보여주었던 치열함이나 거대함마저도 잊게 만든다. 요시다 아키미가 그려내는 삶의 군상들은 그녀가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그 어떤 작품보다 묵직하게 파고 들어와서 가슴을 울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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