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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생각만 하고 살면 피곤하지 않냐?
세상에서 가장 심심한 이야기, 그리고 가장 심심하지 않은 이야기.
이가라시 미키오가 들려주는 보노보노의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심심한 이야기다. 하지만 보노보노에게 있어서는 가장 즐거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가만히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기만 해도 궁금증이 생겨나고 질문을 던지게 된다. 보노보노에게는 세상에서 너무나 당연시되는 것이란 없는 것만 같다. 돌맹이를 찾는 행동에서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흘러가는 강물을 따라 헤엄치기만 해도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된다.
때문에 보노보노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물음표들을 끊임없이 띄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의미를 찾게 되고 지나칠 수 밖에 없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단면들을 찾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심심한 보노보노의 이야기는 재미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가치를 찾아내는 이야기인 것이다.
변화가 없는 보노보노의 세계는 작품 속에서 지나칠 정도로 이샹향으로 그려진다. 치열한 약육강식의 법칙 속에서 필연적으로 펼쳐지는 생존의 드라마도 없고 대자연 속에서 흔히 상상하게 되는 다큐멘터리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지만 보노보노의 세상은 환타지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투영하게 만든다.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곳에서 생각의 파편들을 계속해서 찾아내는 보노보노의 생각들은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삶의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보노보노의 하루는 지극히 평범하다. 사건들은 일상적이고 행동은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이루어진다. 정통적인 4컷만화의 형식을 보여주면서도 실제로는 파격적일 정도로 4컷안에서 그려지는 모습은 지극히 절제되고 제한적인 모습으로 연출된다. 세상에서 가장 심심한 보노보노의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한적한 보노보노의 숲 속에서 가장 밋밋한 연출을 통해 풍부한 사고의 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변화가 거의 없는 이야기에 걸맞게 변화가 거의 없는 연출을 통해 최소한의 동작만으로 웃음을 주고 생각하게 만든다.
지극히 소박한 것들로 가득 채워진 보노보노의 단행본은 다채롭기만 하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그림과 연출 대신 풍부한 생각들을 채워 넣고 다양한 형식의 잔재미를 심어놓았다. 단행본의 오른쪽 하단 구석과 왼쪽 하단 구석의 움직이는 그림을 비롯하여 생각의 다이어리를 단행본 속에 삽입하였고, 보노보노의 생각을 에피소드마다 서두에 배치함으로써 작품을 즐기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오직 세상에서 보노보노만이 전해줄 수 있는 사고의 즐거움을 가득 담고 작품을 풍요롭게 완성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심심한 이야기와 행동들, 밋밋한 그림으로 채워진 지면을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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