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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uzo Takada/KODANSHA/서울문화사
(C)Yuzo Takada/KODANSHA/학산문화사

힌두-티벳 신화 등을 차용하여 불로불사의 주술을 지닌 삼지안 운가라의 장대한 여정을 그린 타카다 유조의 3X3 EYES(사잔아이즈)는 연재가 길어지고 스케일이 확대되면서 처음 연재할 때 계획하였던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마무리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작가가 보여줄 수 있는 많은 것들이 독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었다. 작가 스스로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작품의 세계관이 확대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마무리함에 있어서 작품을 침몰시키거나 망가뜨리는 일 없이 만족스러운 결말을 보여주었다.
작품이 연재 중이던 시절 연재분을 보면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단행본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었다면 연재가 끝난 지금은 그 시절의 두근거림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게 연출되는 액션 활극의 묘미가 넘친다. 힌두 신화의 독특한 세계관과 어우러진 요괴의 모습은 물론, 불사의 캐릭터들간 펼쳐지는 화려한 수마술배틀은 세월을 뛰어넘는 재미를 전해준다. 액션환타지의 묘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삼삼아이즈에서 보여준 이야기는 흥미진진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영매거진 증간호를 통해 연재되었던(1987년 1호~1989년 8호 연재) 1부 성마요격편은 작품의 세계관에 흥미를 가지게 만들고 삼지안과/파이가 지닌 이중 인격의 기묘한 매력이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소년과 소녀의 만남은 전형적이고 인간이 되기 위한 여행은 평범한 이야기지만 캐릭터의 매력과 세계관의 매력이 더해지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마지막에 등장한 베날레스라는 압도적인 캐릭터의 위압감에 빠져들고 예기치 않은 결말을 통해 진한 여운을 남기며 2부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주었다.
주간영매거진으로 지면을 이동한 후(1989년 9호~2002년 39호 연재) 삼삼아이즈의 이야기는 탄력을 받게 되고 본격적으로 날아오르게 된다. 2부 성마세기를 통해 연출된 아야노코우치의 모습은 충격적인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충격을 전해 줌과 동시에 후지이 야쿠모에 대한 마음은 독자들을 깊은 감동으로 몰아 넣었다. 동시에 4년만에 재회한 후지이 야쿠모의 순애보 또한 독자들을 가슴을 적시며 무한한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평범한 학생의 생활 속에서 돌아간 아야노 코우지를 스쳐 지나가며 미소 짓는 야쿠모의 모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시리즈 최고의 명장면으로 영원히 남아 있었다.

3부에 해당하는 성마세기에 접어들면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다. 세계는 물론 시공간을 넘나드는 거대한 스케일로 확장되면서 장대한 판타지 액션물로 돌입하고 현재의 3X3 EYES의 방향성을 제시하게 된다. 시리즈의 최종 목적이라고 생각했던 인간이 되기 위한 종착역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고 귀안왕과 팔바티의 과거 속에서 또 다른 세상과 마주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물론 이 때를 기점으로 방향성이 변함과 동시에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작품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초기의 세계관의 완성도를 허물고 필요 이상으로 이야기의 중심이 흔들리기도 하였지만 성마세기는 시리즈 전체에 있어 결정적인 전환점을 제시하고 시리즈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다. 이후 길고 긴 여정을 하게 될 파이와 야쿠모의 운명에 이정표를 제시하고 시리즈의 프롤로그를 완성하면서 3X3 EYES라는 대작의 초석을 다지게 하였다.
최종장이자 시리즈 4부에 해당하는 성마창세기는 구판 단행본 기준 12권~40권까지 무려 29권에 걸쳐 펼쳐지는 장대한 이야기다. 이전 에피소드를 통해 구축된 설정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귀안왕과의 대결을 그린 4부는 주인공 야쿠모의 숙명의 라이벌 베날레스와의 치열한 사투를 펼치며 액션 환타지로서의 노선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이야기의 구조가 느슨해지고 늘어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삼지안 일족의 기원을 밝히고 인류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면서 다시 한번 작품의 활력을 불어넣고 마지막까지 쉬지 않고 달려나갈 수 있게 하였다. 본격적으로 성장한 야쿠모의 수마술과 대마도사 베날레스와의 액션에 치중하지 않고 특유의 설정과 세계관 속에서 펼쳐낼 수 있는 매력을 가득 담아 또 하나의 신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삼지안 일족과 인류에 대한 신화세계를 구축하면서 독자들의 흥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삼지안 일족의 신화는 야쿠모와 파이 그리고 팔바티와의 재회를 암시하면서 마무리 된다. 약간은 아쉬움이 남지만 충분히 즐거웠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길고 긴 여정을 마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게 만든다. 후반부에서 이따금식 엿보이는 무성의함마저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삼삼아이즈의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매력적인 캐릭터와 매력적인 세계관 그리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작품 속에서 완성된 삼지안의 신화를 잊혀지지 않게 만들었다. 언젠가 다시 한번 책장을 펼쳐서 감상하더라도 그시절의 재미와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 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만들었다. 언젠가 작품에 대에 물어볼 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이다.

오랜 공백을 딛고 새롭게 연재된 에피소드인 “환수의 숲의 조난자”(2015년 1호 ~ 2016년 33호 e영매거진에서 연재, 전4권 완결)를 감상하면서 느낀 감정은 삼삼아이즈에 대한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작품 속에서 어느 덧 1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 속 캐릭터들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게 되었지만 불사의 야쿠모와 파이의 변함없는 모습만큼이나 반가움이 가득하였고 그리움 속으로 파묻히게 하였다. 단순히 전작의 후광을 등에 업고 연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작품이 지닌 매력이 전해질 수 있도록 삼삼아이즈다운 모습으로 말이다.
파이와 야쿠모의 모습을 새롭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일 수 밖에 없지만 액션물에서 흔히 발생하는 우는 하나인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생겨난 파워인플레이션의 끝없는 악순환’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시선은 더욱 호의적일 수 밖에 없었다. 산하라의 의식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될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서 풀어나가며 다시 한번 삼삼아이즈를 읽는 즐거움을 전해주었다. 한층 더 원숙해진 작품 스타일은 처절하고 투박하게, 하지만 열정과 애정이 넘치는 그 시절 3X3 EYES의 느낌과는 다를지 몰라도 이 작품을 좋아하는 것들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었다.
전작의 후광을 업고 세월을 뛰어넘어 새롭게 독자들에게 찾아온 작품들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지만 상당수의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실망을 안겨 준 채 추억은 추억으로 남는 게 나았을지도 몰랐다라고 이야기하며 후속작의 존재가 작품을 훼손시키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환수의 숲의 조난자는 다르다는 느낌이다. 그 시절 그토록 열광했던 파이와 야쿠모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후일담에 이어지는 에피소드 같은 즐거움을 전해주는 작품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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