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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편이 순환의 고리로 마무리되면서 불새 시리즈의 방향성을 보여주었다면 ‘미래’편은 다시 한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불새 시리즈가 전편에 걸쳐 보여주었던 영원의 고리를 완성하게 된다.
여명편이 태고로부터 시작되었다면 미래편은 35세기를 무대로 펼쳐진다. 다시 한번 인간들의 끊없는 탐욕과 더러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절망으로 채워진 디스토피아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생명체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물음표는 여타의 테즈카의 작품들에 의해 수없이 사용되어진 식상한 소재임에도 불새에서 다시 한번 들려주는 색다른 이야기로 바뀌어 독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한다.
영원한 생명을 불새로부터 얻은 주인공이 결국 도달해야만 했던 장소, 영원히 반복되는 인류의 어리석은 행동들, 반복되는 생명의 윤회의 수레바퀴 속에서 끊임없이 잔화하는 생명들을 보면서 미래편은 보다 넓은 세상으로 불새 시리즈를 확장시켜 나간다. 지구가 아니라 우주, 그리고 세상의 끝까지 확장시켜 불새 시리즈의 스케일을 무한하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하였다. 우주의 끝에서 수십억년의 길고 긴 시간 동안 희망과 절망을 거듭하고, 거듭되는 절망의 연속 끝에 생을 초월하게 된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생명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주인공이 신이 되고 마지막에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타마미와 재회하고 윤회하는 장면은 결국 여명편의 프롤로그로 이어지며 불새라는 작품의 주제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고 이 작품이 앞으로도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특히 미래편에 등장하는 사루다박사와 마사토를 통해 알려진 로비타는 이후 망향, 부활편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시리즈 전체에 걸쳐 빠져버린 퍼즐의 조각을 완성하면서 시리즈가 이어질 수록 더더욱 독자들을 놀라게 하였다. 각각의 에피소드만으로도 뛰어난 완결성을 지닌 불새 시리즈가 반복되는 연결고리와 등장인물들을 통해 시리즈가 확장되면서 보다 시리즈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퍼즐의 조각처럼 구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래편은 여명편과는 대칭되는 위치에서 출발하였지만 전혀 다르면서도 동일한 불새의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주며 이 작품의 특징을 각인시켰고 무한한 우주의 영원의 시간 속에서 스케일을 확장시켰다. 그리고 이후 이어지는 수많은 불새 시리즈의 에피소드를 완성하게 될 퍼즐의 중요한 열쇠를 보여주면서 이후 독자들이 절로 감탄사를 내지를 정도로 놀라운 구성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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