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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모리미 토미히코를 알고 있는 독자들일수록, 그리고 모리미 토미히코의 작품 세계를 좋아하는 독자일수록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조금은 어색하지는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상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환타지가 유쾌하게 펼쳐진다는 점에서는 작가 특유의 센스나 재치가 여전히 살아있는 재미있는 작품이지만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시절부터 보여주었던 특유의 폭주하는 막무가내식 폭소탄이 사라진 점은 조금은 아쉽지 않을까요?
주인공은 더이상 철없는 어른이 아니라 성숙한 아이가 등장합니다. 교토의 유쾌함 대신 어딘지 모르는 우리 사는 세상의 어느 곳에서 다소 심각함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더이상의 폭주는 없고 순간순간 폭발하는 코믹함보다는 자잘하게 펼쳐지는 재기발랄함이 작품 속에서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보다 원숙해진 작품이기 때문에 어쩌면 새롭고 신선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누구보다 유쾌한 교토에 환타지가 스며든 폭주대로를 그려왔던 모리미 토미히코가 이번에는 누구보다도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성장 소설의 즐거움을 전해주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책장을 넘기면서 여전히 모리미 토미히코 특유의 세계가 이런 식으로 성장하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작가에게 있어서 어저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누구보다 유쾌한 교토의 폭주 기관차는 충분히 즐길 만큼 즐겼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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