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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라는 키워드에서 언제나 빠질 수 없는 ‘보물섬’이라는 키워드는 언제나 보는 이들에게 설레임을 선사할 수 밖에 없는 마법 같은 단어가 아닐까? 아직 보지 못한 세계, 미지의 생물, 그리고 놀라움으로 가득 채워진 기계장치나 아이템들은 인간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호기심이라는 본능을 극대화 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설령 그곳에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더라도 말이다.

곤과 키르아가 주역에서 물러나고 크라피카와 레오리오가 주역으로 바뀐 암흑대륙편이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RPG 특유의 게임성을 만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었던 그리드 아일랜드와 극한의 상황에서 초월적인 전략과 배틀을 벌였던 키메라 앤트편이 곤과 키르아의 성장이라는 테마와 맞물리면서 소년지 특유의 우정과 노력, 성장과 이에 따르는 성취감을 통해 독자들에게 희열을 주었다면 암흑대륙편에서는 저마다의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는 물론 원한과 복수라는 극단적으로 일그러진 형태의 감정들이 섞여 한층 다층적으로 복잡해진 이야기 구조 속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나가기 시작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해가면서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곤과는 달리 처음부터 복수라는 목적만을 지닌 채 자신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크라피카, 그리고 웬지 함께 있으면 의지가 되고 든든한 존재로 성장한 레오리오가 스토리의 주역으로 등장한 암흑대륙편은 이제까지의 헌터X헌터를 지탱하고 있던 세계를 보다 폭넓게 확장시키고 다채롭게 구성하여 최고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압도적!!”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미지의 세상 속에 극한의 공포스러움이 곳곳에 숨어있다고 한다. 그와 동시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신비로운 아니 인류를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해 줄 보물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불로불사, 영구기관 등 인류가 오래 전부터 꿈꾸어오고 추구해온 신의 영역이 실재하고 있는 암흑대륙을 무대로 작가는 위험도를 극한까지 올린 다음 동시에 무한한 모험의 세계로 호기심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재미있다!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험의 세계가 펼쳐진다. 한정된 세계 속에서 더 이상의 보물섬을 없다라고 생각했던 순간 이제까지의 상식을 아득히 뛰어넘는 보물섬이 무한정 쏟아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위험한 곳에서 극도의 공포에 휩싸이더라도 모든 것들을 극복할 수 있는 호기심이 지배하기 시작한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작가는 분명 인터뷰를 통해 이럴 꺼라고 이야기했는데 정말 그럴까? 등등 작품 속 등장하는 헌터들만큼이나 독자들 역시 궁금증에 미칠 것만 같다.

과연 죽기 전에 우리는 이 작품의 완결을 볼 수 있을까? 작품을 읽으면서 한가지 걱정이 된다면 아마 이야기의 완결을 내지 못한 채 사망이라는 상황이 일어나는 건 아닐까?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