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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의 줄거리가 어떻게 되지? 무하마드 알리가 캐시어스 클레이였지! 헤밍웨의의 손녀가 얼마나 미인이였던가! 맞아! 클린턴 대통령의 스캔들... 이 대사는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맥베스였던가? 제이 개츠비의 실패는 생각난다! 성을 찾아가던 토지측량사도... ‘I’m your father.’를 연상할 수 밖에 없겠지 ‘스카이워커’라는 이름을 듣게 된다면… ‘포스’가 함께 하길이 무슨 뜻인지는 알잖아!
살만 루슈디의 ‘분노’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탄생 된 이야기의 결정체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이 책의 번역은 불가능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역자후기에서도 알 수 있듯 작품 속에서 수많은 미디어의 영향력이 다양한 형태로 표출 된다. 단순히 나열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보다 작품에 대한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놓치기 힘들어진다. 페이지마다 주석이 있을 정도로 많은 정보들이 집약되어 있지만 주석으로도 다 설명하지 못한 내용들, 그리고 주석으로도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내용들 역시 많다. 마치 작가가 작정하고 자신의 잡학사전적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던 느낌마저 들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이 쉴새 없이 작품 곳곳에 숨겨진 재미를 발산하고 있다.
이 같은 정보의 집합이 주는 재미는 살만 루슈디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보다 확장 된 즐거움을 주게 된다. 모르는 정보들이 많고 까다로운 내용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미’라는 단어로 작품에 대한 느낌을 정의할 수 있는 것도 보물찾기 같은 이야기, 현대인들의 본성을 파헤치는 설정에서 출발한 이야기, 상상력이 만들어낸 리얼리즘이 돋보이는 환상적인 SF를 동시에 작품 속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분노’라는 기본적으로 억제할 수 밖에 없는 감정을 통해 현대인들에 대한 기묘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최고의 것들과 최악의 것들이 동시에 투영시키며 현대사회의 명과 암을 조명하기도 한다. 살만 루슈디가 분노라는 작품 속에서 솔랑카라는 주인공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주인공 솔랑카는 자신이 창조한 리틀 브레인과 인류에 대한 묵시록적인 경고의 메시지를 담아 신화적 요소를 곁들인 SF를 창조해 내면서 이야기 속 이야기의 재미를 전해주고 있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만 루슈디 특유의 언어적 유희가 더해지면서 한층 더 이야기는 까다로워지고 알 수 없는(우리는 살만 루슈디만큼 만물박사가 아니기 때문에) 실존 인물들과 지명들이 쏟아지면서 혼란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재미’라는 기본적인 공통분모에 충실하기 때문에, 그리고 현대 사회의 모습 속에서 인류의 축소판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에 깊이를 더해주고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 될 수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는 수없이 많은 정보들이 작품의 배경으로 깔리면서 튼튼하게 완성될 수 있었고 주인공 솔랑카의 상상력의 강으로 대중들이 흘러갈 수 있었던 것처럼 살만 루슈디가 선사하는 상상력의 강으로 독자들은 함께 흘러갈 수 있었다. ‘혁명’이라는 형태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던 역사의 모습, 인류의 이야기는 주인공 솔랑카가 창조한 픽션에서 현실의 무대로 옮겨지면서 겹쳐낼 수 있었고 ‘상상력의 세계가 유기적인 세계보다 열등한가?’에 대한 물음표를 던져주고 액자의 틀 위에서 또 하나의 주제를 세울 수 있었다.
살만 루슈디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한다. 하지만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하기에는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것들은 그 이상이다. 역사를 담고, 사회를 담는다.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문화가 담겨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멋지게 합쳐지면서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오히려 이야기의 연금술사라고 부르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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