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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었을 때 이 작품이 재미없었던 이유가 무엇이였을까?
두번째 이 작품을 읽었을 때 왜 그렇게 재미있게 느껴진거지?
니콜라이 체르니셰프스키의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하게 된다면 반복해서 읽어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처음 이 작품에 대한 접근은 작품에 대한 순수한 의미 보다는 외적인 요인, 특히 정치적이거나 사상적인 의미에서 다가가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레닌이 어떻고, 이후 수많은 사상가들이 어떻고 하며 의도와는 상관없이 작품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족쇄를 채워버린 독자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편하게 생각하고 부담 없이 다시 한번 읽어나면서 이 작품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싶다.
“뭔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느낌이 엉망진창 같지만 웬지 묘하게 재미있어요.”
이야기의 결말에 대해 작가가 느닷없이 개입해서 말해버린다. 불현듯 등장해서 뜬금없이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그것도 남녀간의 애정관계의 화살표가 어디로 향하게 되는지 알려준다. 프롤로그라고 생각했던 내용이 사실은 작품의 줄거리상 결정적인 순간의 이야기였으며 에필로그로 생각되던 마지막 장은 작품을 다 읽은 독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결말을 의식하게 만든다. 시점이 변화하면서 어느 새 작가의 시점에서 해설되고 서술되기도 하며, 곳곳에서 작가의 사상들이 조금씩 독자들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재미있다.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작품이 지닌 문학적 형식에서 벗어난 듯한 구성이나 연출도 독특하다. 베라 빠블로브나의 꿈속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의 생각들을 전달하면서도 몽환적인 꿈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도 재미있게 구성하였다. 이미 작가가 결말을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보다는 어떻게 진행되어가는지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여자들에겐 문명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이 법적으로 닫혀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는 분명 작품의 줄거리보다는 그 속에 담겨 있는 사상적 요소들이 더욱 중요할지도 모른다. 특히 작가는 페미니스트적인 이야기를 통해(남성의 의존에서 벗어난 독립 된 여성들의 경제적 활동을 이룩하면서) 사회주의의 실현을 완성해 나갈 정도로 페미니즘적인 요소와 함께 사회주의에 대한 생각들을 동시에 구현하면서 작품의 사회적 의미로 접근하고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사악한 사람들이 얼마나 가지각색인지 모르세요?”
“나는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되기를 바라니까요. 인형이 아니라 사람이 되도록 가르칠거예요.”
또 작가는 현재의 위치를 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서기 위한 의식의 깨우침을 전달하고 있으며 계몽적인 의미를 스며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혁명적인 사고를 외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예견하듯 작품 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지닌 젊은이들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마치 앞으로 러시아의 미래에 이런 사람들이 필요할지도 모를 것처럼…
작품에 대한 본질적인 주제들을 건져올리기보다는 겉핡기일지 모르지만 소설 그 자체로 즐길 수 있을 때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 작품처럼 묵직하고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주제들이 스며들어 있는 작품, 특히 소설 외적으로 사회적 확대가 필요한 작품에서 소설의 진정한 주제를 놓치게 되더라도 가끔은 이런 책읽기를 허용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비록 잘못 된 감상이 될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제외시키고 즐겁게 읽었으면 한다. 재미있게 읽었으면 자연스럽게 작품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접근이나 해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인생의 티 없는 즐거움에 대해서 말해주는 책들을 읽어라! 희생과 슬픔으로 비쳐지는 일조차 만족과 기쁨이 될 것이다.”
물론 이 대사는 세상을 향해 외친 작가의 말이지만 또 다른 의미로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독서의 즐거움 위해, 그리고 이 작품을 읽는 즐거움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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