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3세에서 성장이 멈추어버린 소년, 소리를 통해 유리를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
양철북은 동화의 옷을 입히기 위해 노력한다. 세살 때 이미 정신적으로 성장해 버렸다고 믿으며 육체적 성장까지 동시에 멈추게 된 주인공 오스카는 “초음파 공격 스킬(?)”까지 보유하고 있다. 곳곳에 위트를 담아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구성하고 이어간다. 하지만 아무리 동화의 옷을 입혀도 결국 동화의 옷은 이내 벗겨져 버린다. 오스카의 이야기는 난쟁이의 특이성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비틀린 리얼리즘이기 때문이다.
작은 키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낮은 세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지닐 수 있었다. 낮은 시선은 동시에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으며 남들이 볼 수 없던 부분까지도 바라볼 수 있었다. 오스카의 시선은 귄터 그라스의 시선을 대변하면서 작가의 목소리 대신 전해온다. 오스카의 가족사, 오스카의 성장사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독일의 모습들이 삽입되어 귄터 그라스의 목소리는 오스카를 통해 간접적이지만 강하게 다가온다.
전후의 열광이란 결국 열광에 지나지 않으며, 어제까지만해도 우리가 생생하고도 잔인하게 자행했던 그 모든 행위와 범죄들은 끊임없는 야옹 소리와 함께 역사로 돌려버리는 고양이의 행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귄터 그라스는 오스카의 이야기가 아니라 독일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곳곳에 삽입되어 있는 독일의 단면들은 오스카를 거치면서 우스꽝스러운 이야기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 독일의 모습을 겹쳐내게 된다. 부조리한 현실을 통해 태어난 오스카가 더 이상의 성장을 보이지 않았던 것처럼 혼란스러운 전후 독일의 근현대사를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형태로 풀어나간다.
난쟁이였던 오스카가 나중에는 꼽추로 되어가는 것처럼 기형적인 독일의 역사의 흐름을 희화시키고 조롱한다. 비웃음을 사기도 하고 우습지만 다가오는 이미지는 날카롭다. 여타의 작품들이 묵직하게 가슴을 두드리고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면 양철북은 기형적인 웃음을 통해 날카롭게 파고드는 이미지를 가슴 속에 새긴다.
양철북의 이야기는 불편하다. 양철북의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웃음마저도 불편하다. 하지만 불편한 마음이 더욱 가슴에 깊이 다가올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 Total
- Today
- Yesterday
- 아다치 미츠루
- 버지니아 울프
- 토리야마 아키라
- 카타야마 카즈요시
- 괴도 키드
- 센티멘탈 그래피티
- 클램프
- 매직쾌두
- 우라사와 나오키
- 리얼
- 코난
- 은혼
- 명탐정 코난
- 원피스
- 태그를 입력해 주세요.
- 테즈카 오사무
- 제임스 조이스
- 마츠모토 타이요
-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
- 불새
- 카키노우치 나루미
- 타케우치 나오코
- 센티멘탈 져니
- 타카하시 루미코
- 이노우에 타케히코
- 밀란 쿤데라
- 오다 에이이치로
- 율리시스
- 타나카 요시키
- 아오야마 고쇼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