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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가정입니다만 만일 호밀밭의 파수꾼에 등장하는 홀든 콜필드의 정신세계가 조금만 더 붕괴되고 주위의 환경이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었다면 음향과 분노의 퀜틴 컴프슨으로 치환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에 비한다면 퀜틴 컴프슨은 겨우 음향과 분노 2부에서 주역으로 활약했을 뿐이기 때문에 홀든 콜필드 만큼의 화려한 여정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하지만 음향과 분노 전체에 걸쳐, 그리고 압살롬, 압살롬!으로 이어지는 퀜틴 컴프슨의 이야기는 홀든 콜필드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만일 음향과 분노 2부가 별개의 작품으로 완성되어 출판되었다면 퀜틴 컴프슨 VS 홀든 콜필드도 가능했을 거라고 우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퀜틴 컴프슨이라는 캐릭터는 제게 있어서 만큼은 홀든 콜필드에 맞먹을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때문에 음향과 분노 2부의 주역으로만 등장하였던 퀜틴 컴프슨이 윌리엄 포크너의 또 다른 작품인 ‘압살롬, 압살롬!’에 등장하였을 때에는 굉장히 즐거울 수 밖에 없겠죠. 이야기의 메인 주인공은 아니지만 어쨌든 작품의 화자로 등장하여 압살롬, 압살롬!이라는 작품 전체에 걸쳐 그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동시에 요크나파토파의 세계관에서도 확실한 캐릭터를 남길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PS 제가 압살롬, 압살롬!이라는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퀜틴 컴프슨의 존재, 다시 말해 제게 있어서 압살롬, 압살롬!의 가치는 퀜틴 콤프슨의 존재인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