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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소설에 반항하는 소설이라는 뜻에서 ‘반(反)소설’이라는 단어를 정의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개인적으로 이상의 소설을 이 단어에 일치시키고 싶다. 전통적인 소설의 형식을 모두 뒤집어 버리고 이제껏 보지 못했던, 아니 앞으로도 다시는 보기 힘들 정도로 초월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상의 소설들은 현재는 물론 미래를 넘어서는 초월성을 지니고 문학적 영원성을 획득하였을 뿐만 아니라 영원한 수수께끼를 통해 불멸의 존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불멸성을 획득하였다.
반복되는 단어들, 순차적으로 흐르는 단어들, 대립 관계, 모순 관계를 유지하는가 하면, 순간적으로 발현되는 의식의 자동 기술이 만들어낸 문장과 극단적으로 파편화되어 흩어지는 의식의 흐름 등은 작품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전통적인 서사 구조를 무너뜨리고 극도로 제한 된 시선과 시간 속에서 철저하게 배경을 제외시켜 작품의 내부적인 틀 안에서도 폐쇄시킨 이야기를 전개하는가 하면 작품 속 픽션의 경계를 걷어내고 이상 자신의 배경과 외적인 사실들이 함께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서 메타 픽션의 이야기로 펼쳐내기도 한다. 소설과 현실의 경계, 내면의 의식과 외부적 경계 등 수많은 경계선상에서 폐쇄와 고립을 추구하는가 하면, 모호한 경계선을 허물어 버리고 소설의 영역을 외부로 확장시켜 이상의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한다.
기존의 소설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스토리와 플롯의 형식마저도 무너뜨린다. 띄어쓰기마저도 무시하고 서술해 나갈 정도로 인식의 범위를 혼란스럽게 만들어내며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파격적인 서술로 마무리 한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내용과 연출, 서술에서 느껴지는 당황스러움과 의문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중독성을 띄기 시작한다. 파격과 충격적인 형식의 미학에 빠져들어 신선하고 독특한 전위적 예술처럼 느껴지던 이상의 소설들은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마치 마약에 빠져드는 것처럼 처음의 거부감은 어느 사이엔가 황홀한 쾌감으로 변해간다. 추상화를 감상할 때 사실화처럼 직접적인 전달이 아니라 한번 이상의 변화를 거치며 숨겨진 의미들이 압축되어 동시다발적으로 다가오듯 이상의 소설 역시 어느 순간부터 폭발하듯 기묘한 재미의 매력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순간의 재치로 유머러스함을 선사하기도 하고, 깊고 깊은 의식의 세계 속을 탐험하는 재미가 살아나기 시작한다. 처음 이상의 소설을 읽을 때의 혼란스러움은 마지막장을 덮을 때에는 탄성과 감탄사를 연발하게 ‘천재’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입에 올리게 된다.
“인생은 결코 실험이 아니라. 실행이다.”
인생은 실험이 아니기 때문에 이상은 소설을 통해 실험을 마음껏 하였고 소설 속에 자신의 의식을 구체화하였다. 자신의 배경을 삽입하고 의식의 세계를 일치시키며 그 어떤 작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소설을 탄생시켰다. 다른 작가를 통해서는 찾아낼 수 없을 것 같은 ‘천재 이상’만이 가능한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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