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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만은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펼쳐야 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작품을 읽는 독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작품에 쏟아 부으며 ‘파우스트 박사’를 통해 다시 한번 독자들을 열광시켰으니 말이다. ‘위대한 것에 감탄하고 열광하고 압도당하는 것은 분명히 정신적 기쁨을 준다’고 작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토마스 만은 이 작품을 통해 엄청난 양의 외적인 정보들을 끌어들여 압박하는 것은 물론이고 작가 특유의 사상의 부딪힘을 마음껏 펼쳐내었고, 철학과, 신학 외에도 예술 전반적인 것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집대성한 명제들을 나열하고 풀어나간다. 작가의 위대함에 감탄하고 작가의 사상의 부딪힘이 만들어내는 싸움에 열광하고 그가 담아낸 거대한 백과사전이 압축 된 것 같은 이야기에 압도당하며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사전에 미리 학습해야 될지도 모르는 정보들이 너무 많아 예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작품임에도 여전히 반할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이 작품은 독자들을 위해 쓰여진 작품이라기 보다는 어느 한 시대를 위해서 쓰여진 작품이기도 하다. "독일의 업적은 늘 일종의 힘찬 미숙함에서 유래했지."라고 이야기하며 독일인의 정체성, 그리고 민족성에 대한 탐구와 성찰을 통해 긍정적인 입장에서 풀어나가는가 하면, "독일의 패배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독일의 승리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역사에 대한 반성도 잊지 않았다. 특히 "국민적 자만에 나 자신도 상당히 공감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하며 과거 자신의 태도에 대한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며 토마스 만의 정치적 과오를 속죄하려는 자세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만행을 소설 속에 삽입시켜 탁월하게 교차해가며 파우스트 박사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예술상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독일의 역사가 만들어낸 그림자을 과감하게 드러내었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연금술사 파우스트’가 아니라 ‘예술가 파우스트’를 등장시켜 파우스트의 이야기의 줄기를 따르면서도 자신의 예술상을 겹쳐내며 놀라울 정도로 환상적인(괴테의 ‘파우스트’와는 또 다른) ‘파우스트 박사’를 펼쳐나간다. 무엇보다 음악에 대한 풍부함을 넘어선 압도적인 정보들을 작품 곳곳에 배치하면서 음악을 통해 예술관을 대변하며 토마스 만의 예술상을 완성시켰다. 신화적 특성과 동시에 해방과 이반의 특성을 지닌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며 "오직 순간적으로만 고도의 일관성을 표현하는 음악만이 진실하고 엄숙한 것이지..."라며 자신의 음악적 견해를 강조하며 이를 곧 예술로 이어나간다. "예술은 경직된 형식이나 관습, 전통, 학습, 기교, 작법 따위를 훨씬 초월해 있는 어떤 것입니다."라고 정의하며 수학적 마법으로 계산 된 영역에서 원초적인 것을 찾기 위한 예술가의 자세를 강조하기도 한다. 그의 작품 세계에서 일관되게 보여주었던 시민과 대립되는 소외(차별적인 존재가 됨으로 인해)된 존재만이 가능한 예술가의 모습을 통해 한 천재의 이야기는 기이하고 괴팍한 삶을 산 천재가 아니라 위대한 천재 예술가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묘사할 수 있었다.
소나타를 작곡하려고 한 게 아니라 소설을 쓰려고 했다네.
신에 의해 정제된 예술을 초월하는 위대한 예술을 창작하기 위해 악마에 영혼을 판 아드리안 레버퀸의 ‘파우스트 박사의 비탄’은 바로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가 아니였을까? 그리고 토마스 만 역시 문학적 예술의 초월을 위해 ‘파우스트’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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