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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백년의 고독’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의 모습들을 영원히 기억시켰다.
귄터 그라스는 ‘양철북’을 통해 전쟁 전후의 독일의 역사를 담아내었다.
그리고 살만 루슈디는 ‘한밤의 아이들’을 통해 인도의 현대사의 아픔을 책 속에 압축시켰다.
내가 태어나던 날부터 나의 운명은 우리나라의 운명과 하나로 이어졌다.
자정은 수많은 아이들을 낳았다.
독립의 자식들 중에는 인간이 아닌 것들도 있다.
폭력, 부패, 빈곤, 장군들, 혼돈, 탐욕, 후추통...
그러나 또한 아무도 복원할 수 없을 만큼 현실을 심하게 손상시킨 한 시대의 자식이기도 했다.
살만 루슈디의 마술적 리얼리즘은 인도라는 나라에게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 너무 지나친 과장인가? 하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밤의 아이들’은 그 정도로 인도의 현대사의 아픔들이 곳곳에 배여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인도의 신화와 종교에 대해, 그들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인명사전과 같은 모습들을 겹쳐내었기 때문이다.
‘한밤의 아이들’은 살만 루슈디 특유의 환상 소설의 색채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인도의 독립일 자정을 기점으로 태어난 1000+1명의 아이들은 각자 신비로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 남녀의 성별을 바꾸기도 하며, 하늘을 날기도 하고, 텔레파시 능력을 보이기도 한다. 자정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 능력의 신비로움은 더욱 환상적이다. 이들의 대화는 보통의 아이들의 수다와는 다르다. 자본과 사회에 대해 논의하고, 어른들의 세계가 스며들어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환상이 아니라 분열을 반복해온 인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텔레파시 능력을 통해 한밤의 아이들의 채팅방의 역할을 하기도 하며 때로는 타인의 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주인공 살림의 이야기는 한 개인, 그리고 한 집안으로 압축 된 또 다른 인도의 변주곡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살림의 부모님, 살림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외삼촌과 이모의 이야기는 식민지 시절의 인도이기도 하며, 종교적 사회적 갈등으로 분열 된 범인도권 국가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들이 겪은 시련은 인도의 시련이며 그들의 가족사는 인도의 역사다. 살림의 운명은 인도의 운명과 겹쳐지고 한밤의 아이들의 이야기는 어느 새 신기한 능력을 가진 아이가 겪게 되는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도가 겪은 성장통을 이야기하는 타큐멘터리며 리포트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가려져 있는 그림자이기도 하다. 한밤의 아이들에서 이야기하는 것들, 한밤의 아이들에서 인용되는 것들, 한밤의 아이들에서 언급되는 모든 것들은 인도의 역사이며, 문화고, 그들의 생활과 정서가 담겨 있는 삶이다. 그들의 전통, 그들의 종교와 그들의 신화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신비롭고 기이한, 그리고 사실적이고 가슴 아픈 환상으로 치환된 인도를 담아내었다. 그리고 어느 새 인도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품 속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마지막까지 귀를 기울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살만 루슈디는 이야기꾼의 재능을 한껏 발휘하여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살만 루슈디의 이름만이 아니라 인도의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었다. 전혀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작지만 강하게 흡입력 있는 환상적인 이야기의 형태로... 그리고 호소력을 지니고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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