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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그리고 채운국 이야기 |
개인적으로 근 몇 년간 접한 책들 중에서 소위 “쩔었다.”, “후덜덜하다.”라고 느낀 책들이 있다면 바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들입니다. 특히 댈러웨이 부인이나 등대로의 경우는 ‘후유증’이라고 불리는 독서경험까지 할 정도로 깊은 감명을 남겼습니다.(등대로의 마지막 장면에서 릴리가 마지막 선을 그으면서 작품을 완성하는 순간 느껴지는 전율이란!!) 그녀의 문장과 서술 기법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유려함과 감성의 반짝임은 울프의 작품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서술을 통해 파고드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면 울프의 위대함에 무한한 존경심을 보낼 수 밖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마지막까지 실험적 시도를 통해 그녀가 완성해낸 문학적 세계는 오직 19세기에 태어난 ‘여성’ 울프만이 가능한 천재성을 증명시켜 주었죠. 그녀의 작품 세계가 지극히 제한적으로 배경의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울프의 작품이 20세기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울프 역시 20세기 최고의 작가로 평가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그녀가 완성해낸 문학적 세계는 현재까지도 초월적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탄성을 지르게 만듭니다. 그런데 울프의 작품을 읽다 보면 ‘유키노 사이’의 “채운국 이야기”가 종종 생각나게 됩니다. 물론 채운국 이야기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속에서 보여준 서술기법이나 문장력, 사람과 대한 자세, 의식의 무한한 세계 등 어느 것 하나 울프의 작품과 공통적 요소가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딱 하나 그녀가 평생에 걸쳐 외쳐왔던 여성의 사회적 지위 획득과 역사에 남긴 여성의 흔적이라는 주제에 한해서 만큼은 가장 이상적 모습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울프의 작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가장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키워드는 “여성”입니다.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글을 쓸 수 있는 최소한의 수입과 공간이라고 이야기한 울프지만 사실 그녀가 본질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여성만이 가진 장점을 통해 남성 중심의 사회 속에서 여성의 가치를 증명시키는 것이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유키노 사이’의 “채운국 이야기”의 주인공 ‘홍수려’의 모습은 울프가 원하는 모습이 겹쳐지게 됩니다. 여성이라는 존재를 잊지 않으면서도 남성들의 홍수 속에서도 그 가치를 증명시켰으니까 말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전설적인 인물로 남아 그 이름을 새겼으며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수완을 발휘하며 총명함을 빛낸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울프는 소설 속에서 여성들의 모습은 실제 역사에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것과는 달리 그 존재감을 발휘한다고 이야기 한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채운국 이야기의 홍수려와 같이 여성이기 때문에 제한 받고 차별 받을 수 밖에 없는 시대 속에서 역사 속에 이름을 새긴 이야기는 좀처럼 찾기 힘듭니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뀐 현대에 쓰여진 젊은 여성 작가의 소설이긴 하지만 분명 ‘채운국 이야기’의 이야기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여성의 가치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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