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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작품에 대한 외적 정보를 배제하였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 문학이라는 특성상 어떤 배경이나 사회적 요인들을 배제하고 감상한다는 것이 올바른 접근은 아니지만 지나친 외적 정보의 수집과 사회의 반영이 작품에 대한 가장 본질적인 재미를 놓쳐버릴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정말로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이게 아니였을까?라고 생각하는데 관련 글들을 읽어보다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비추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나 역시 거기에 맞춰서 감상하고 재해석해야 하나?라는 갈등이 생길 때도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월’의 ‘동물농장’을 다른 누군가에게 추천하게 된다면 난 꼭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생각 없이 편하게 읽으세요. 특별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예요.’라고 말이다.
‘냉전시대’, ‘스탈린’ 이런 단어는 동물 농장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가끔은 제외시키는 것은 어떨까? 만일 또 ‘냉전시대’, ‘스탈린’이라는 단어를 언급한다면 ‘이제 그만하세요. 지겹지 않으세요?’라고 맞받아 치는 것은 어떨까? 동물농장이 어떠한 시대적 배경을 지니고 있었고 어떻게 대입되어 우화로 통쾌하게 풀어내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 굳이 이야기하지 말자. 이미 수없이 반복되어 온 이야기, 천편일률적인 평론에 ‘또!’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야기가 아닌가? 물론 ‘동물 농장’이라는 작품을 감상하고 해석함에 있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풍자성이나 우화성에 대해서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도 훌륭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처음 이 작품을 읽었을 때 시대적 모습이나 사회의 반영 등 작품의 외적 정보가 전혀 없었고 사전 지식 또한 아무것도 없이 감상했음에도 너무나 재미있었다는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동물 농장’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였으니까 말이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하며 두근거릴 수 있는 이야기. 책을 다 읽고 웬지 모를 기분에 두근거리고 흥분되어 잠 못 이루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의는 언제나 이긴다!’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던 시절 크게 배신 당한 듯한 실망감에 사로잡혀서 결국 머리 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이야기가 살아 있는 작품이다. ‘어른들을 위한 우화’라는 타이틀도 좋고 ‘냉전 시대의 모습이 투영 된 해학과 풍자의 탁월한 묘미가 살아 있는 걸작’이라는 수식어도 좋다. 하지만 조금만 더 단순하게 느끼면 안 될까? 복서의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고 나폴레옹의 모습에 분노하자.때로는 재치 넘치는 작가의 센스에 감탄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정의로운 영웅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그 때문에 더욱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올 수 있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동물을 소재로 한 우화가 지닌 매력은 동물에 투영 된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의 반영과 그들이 조직한 작은 사회가 비추는 시대의 그림자 속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동물’ 그 자체에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동물원에서 신기해하며 말도 걸어보고 온갖 상상을 하며 인간과 같은 시선에서 그들의 모습을 아이들은 그려나간다. 돼지가 말하고 새가 말하면 그것만으로도 재미있고 신기한 일이고 호기심 가득한 일인데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서 저마다의 특성이 살아 있는 캐릭터의 매력까지 살아 있다면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동물 농장’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동물이 등장해서 인간과 같이 행동하는 신기한 이야기이고, 그들이 펼쳐나가는 이야기는 한 순간도 눈을 떼기 힘든 흥미진진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는 ‘동물 농장’을 아주 단순하게 접근하게끔 도와 주도록 하자. 그리고 세월이 흘러 다시 한번 동물 농장을 감상할 때의 그 느낌은 아마 최고의 선물이 될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의 두근거림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그 시절의 추억이 간직되어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동물 농장을 다시 한번 읽었을 때 새롭게 펼쳐지는 동물 농장의 이야기를 감상한다.” 생각만으로도 두근거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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